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커지면서 저축은행업계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커지면서 저축은행업계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커지면서 저축은행업계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부동산PF 부실 우려가 확대되면서 실적 및 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커졌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곳도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등급 전망 빨간불… 강등으로 이어질까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절차가 12일 우여곡절 끝에 개시됐다. 금융권에선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와 맞물려 정책당국의 부실 부동산PF 사업장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PF 익스포저 비중이 큰 건설,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신용등급 조정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제2금융권 중엔 저축은행업계도 이러한 신용등급 강등 우려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평사는 저축은행사들의 신용등급 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뀐 곳은 8곳이나 됐다. 오케이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키움예스저축은행, 키움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OSB저축은행, 더케이저축은행 등이 이곳에 포함됐다.

신용평가사들은 고금리 지속에 따른 수익성 하락 및 건전성 저하 등을 등급전망 조정 배경으로 제시했다. 특히 부동산 PF 리스크 확대에 건전성 저하 문제 등을 주요 이유로 거론됐다. 

이러한 부동산PF 리스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저축은행 업계를 짓누를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평가업계 역시 저축은행업계의 자산건전성 저하 지속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저축은행 중요 모니터링 포인트 중 하나로 개인신용대출, 부동산 관련 대출 등으로 인한 자산건전성 저하 지속 여부를 꼽았다. 

나이스신용평가 측은 “저축은행은 지역 서민·중소기업 중심의 신용공급으로 인해 금리상승 및 경기저하에 대한 건전성 민감도가 높아 2024년에도 추가적인 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4월 금융권 ‘PF대출 대주단협약’ 가동 등 안정화 조치에 힘입어 기존 익스포져의 뚜렷한 해소 없이 만기연장 중심의 위험 이연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10월 저축은행 업권 자체적으로 조성한 ‘PF부실채권 정리 및 정상화 지원펀드’를 통해 저축은행PF 익스포져의 질서 있는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증가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저축은행 산업의 비교적 열위한 부동산PF 양적 및 질적 수준을 고려할 경우 타 업권 대비 상대적으로 사업장 문제 발생 가능성이 비교적 높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올해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 저하 정도 및 저하 속도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부동산금융 및 개인신용대출채권 등의 회수 지연 가능성, 퇴직연금을 통한 예수금 조달 감소, 조달 운용 만기 불일치 등을 고려할 경우 유동성 관리수준에 대한 모니터링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증권가에서도 이러한 신용 리스크 확대에 대한 경계감을 보였다. 박경민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2일 리포트를 통해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시작으로 정책당국의 부동산PF 부실사업장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동산PF 부담이 큰 건설,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제2금융권에 대해선 “중후순위 대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 저축은행과 중소형 증권사는 자산건전성이 저하될 경우 등급 하락 가능성이 내재돼 있다”며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됐지만 추진 과정에서 채무조정 과정이 장기화될 수 있고, 결과에 따라 최종 상환 여부나 손실 발생 정도가 달라질 수 있어 관련 금융기관에 대한 시장 경계감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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