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신용평가, 페퍼저축은행 장기신용등급 ‘BBB-’로 하향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결국 하향 조정됐다. 수익성과 건전성이 저하된 가운데 자본적정성 지표마저 뒷걸음질친 영향이다.
◇ 수익성·건전성·자본적정성 저하에 발목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페퍼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로 강등했다고 15일 밝혔다. 나신평은 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하면서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향후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나신평은 신용등급 하향조정 배경으로 △수익성 저하 △자산 건전성 저하 △경쟁사 대비 열위한 자본적정성 지표 등을 제시했다.
호주계 저축은행은 퍼페저축은행은 지난해 1,07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조달비용 및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이다.
나신평은 “최근 조달금리가 하향 안정화되고 순이자마진이 회복되고 있지만 고금리 수준이 지속되는 가운데 개인 및 개인사업자 차주의 건전성 저하 가능성은 남아 있어 수익성에 부담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계여신 매각 지연과 염가 매각에 따른 추가 손실인식 가능성 등은 수익성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자산건전성 저하 역시 우려요인이다. 페퍼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2.9%까지 치솟았다. 이는 전년 말(4.7%) 대비 껑충 뛴 수준이다.
나신평은 “최근 지속되고 있는 고금리 기조와 경기회복 지연, 부동산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증가하며 자산건전성이 저하됐다며 ”여신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개인 신용대출 및 개인사업자 담보대출의 열위한 차주 특성은 자산건전성에 부담요인“이라고 짚었다.
여기에 페퍼저축은행은 자본적정성 지표도 경쟁사 대비 열위한 수준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말 페퍼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은 11.0%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말(11.1%) 대비 소폭 낮아진 수준이다.
현행 규정상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은 BIS 비율이 8% 이상을, 자산 1조원 미만 저축은행은 7% 이상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페퍼저축은행의 BIS 비율은 규제비율을 상회하고 있지만 업계 평균 대비 열위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업계 평균 BIS 비율은 16.9%로 나타났다.
◇ 등급 전망 부정적… “면밀한 모니터링 필요”
나신평은 “중소기업대출 등 위험가중자산 증가가 자본확충 속도를 상회하면서 자본적정성 지표가 하락한 모습”이라며 “내부유보 및 페퍼그룹의 유상증자를 바탕으로 규제비율을 상회하는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2023년 대규모 적자가 발생한 가운데 높은 수준의 배당성향이 유지된 점은 자본적정성에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회사를 비롯한 저축은행산업 전반의 수익성 하방압력이 존재하는 가운데 자본확충 또는 배당성향 조정을 포함한 자본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나신평은 고금리 지속과 부동산경기 위축, 저축은행의 대출심사 강화 기조 등을 감안할 때 페퍼저축은행의 총여신 성장은 둔화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채무상환부담 누적에 따라 부실여신 관련 부담요인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나신평은 페퍼저축은행의 경쟁지위 및 사업포트폴리오 변화와 함께 총자산순이익률(ROA), 고정이하여신비율 및 BIS자본비율 등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또한 향후 회사의 개인신용대출 취급액 규모 및 여신포트폴리오 내 신용대출 비중, 개인사업자담보대출의 건전성 추이 등 전반적인 위험관리 수준을 점검할 예정이다. 여기에 호주 페퍼그룹의 지원가능성 변화 여부 등도 함께 고려해 신용등급 결정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페퍼저축은행은 지난달 유상증자를 통해 페퍼그룹으로부터 100억원의 자금 지원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 5월 2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이후 10개월 만에 이뤄진 추가 지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