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이 15일 5,500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항암제라 불리는 ADC 기술력을 인정받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지분 25%를 확보하고 최대대 주주에 올랐다. 오리온은 이번 인수로 신사업 바이오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 오리온
오리온이 15일 5,500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항암제라 불리는 ADC 기술력을 인정받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지분 25%를 확보하고 최대대 주주에 올랐다. 오리온은 이번 인수로 신사업 바이오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 오리온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오리온이 5,500억원을 투자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지분 25%를 확보하고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차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항체-약물 접합체(ADC)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제약사다. 오리온은 이번 인수로 글로벌 빅파마들이 주목하고 있는 ADC 항암 치료제 시장에 한 발 내딛게 됐다.

◇ 오리온, 5,500억원 투자해 ‘레고켐바이오’ 지분 25% 확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리온은 15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구주 매입을 통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바이오) 지분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오리오 측은 회사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신사업 바이오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인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분 인수 주체는 홍콩 소재 오리온 계열사인 팬오리온코퍼레이션으로 중국 지역 7개 법인 지주사다.

오리온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따라 796만3,283주를 배정받고, 창업자 김용주 대표이사와 박세진 사장으로부터 구주 140만주를 매입해 총 936만3,283주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오리온은 레고켐바이오 전체 지분의 25.73%를 갖는 최대주주가 된다. 취득 예정 일자는 오는 3월 29일이다.

오리온 그룹에 따르면 허인철 부회장과 레고켐바이오 김용주 대표이사는 15일 지분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상호 협력하에 글로벌 신약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합의했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레고켐바이오는 오리온의 계열사로 편입된다. 기존 경영진 및 운영 시스템은 변함없이 유지할 예정이라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레고켐바이오는 2005년 설립돼 ADC기술 및 합성신약 분야에 차별적인 R&D 역량을 보유한 제약사로 전 세계 ADC 업계 전문가와 학계 권위자들로 구성된 월드 ADC 어워드에서 다년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다. 2021년에 이어 2023년에도 최고상을 수상해 독보적 기술을 입증했다.

ADC는 항체약물결합 방식의 차세대 항암치료제를 뜻한다. 오리온에 따르면 ADC항암제는 정상 세포가 아닌 종양 세포만을 표적하고 사멸시키도록 설계돼 기존 항암제와 달리 정상 세포들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도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최근 레고켐바이오와 같은 ADC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기업들은 M&A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레고켐바이오의 경우 최근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과 2조2,000억원의 기술이전 협약을 맺으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기술이전 계약은 총 13건으로 기술이전료만 8조7,000억원에 이른다.

한편 오리온은 지난 2021년 이미 바이오 사업에 진출해 중국 산둥루캉의약과 합자법인 ‘산동루캉하오리요우’를 설립하고 대장암 체외진단 임상을 진행 중이다. 또한 900억 규모의 결핵백신 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고 알려진다. 한국에서는 하이센스바이오와 협력해 치과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2상에 들어가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