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재건축 사업, 올해 시공사 선정 예상… 건설사별 사전 준비 착수
부산 촉진2-1 구역 재개발사업, 삼성물산-포스코이앤씨 수주 경쟁 치열

새해 들어 서울 등 대도심지 정비사업 수주를 둘러싼 건설사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 뉴시스
새해 들어 서울 등 대도심지 정비사업 수주를 둘러싼 건설사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새해 들어 서울·부산 등 주요 대도심지 알짜배기 지역 위주로 국내 대형건설사간 정비사업 수주를 위한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경기 침체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점 △주택사업이 국내 건설사 주요 매출 가운데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점 △정부의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시사 등으로 인해 대형건설사간 정비사업 수주전은 작년보다도 더욱 가열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 시평 순위 상위권에 속한 대형건설사들은 벌써부터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및 특화설계 적용 등을 내걸고 대도심지 알짜배기 정비사업 수주에 착수했다.

◇ 갑진년 정비사업 수주 격전지로 떠오른 서울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정비사업 수주를 둘러싼 대형건설사간 각축장이 이뤄질 곳은 서울이다. 서울 안에서도 학군‧교통‧공공시설 등 각종 인프라가 몰려 있는 이른바 강남 3구 지역에서 정비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먼저 오는 22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7차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작년 12월 진행한 신반포27차 재건축사업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SK에코플랜트, 현대엔지니어링, HDC현대산업개발, 호반건설 등 대형건설사와 DL건설, 금호건설, 대방건설 등 중견건설사 다수가 참여했다.

2개 동, 201가구로 사업 규모는 작지만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에 속한 우수한 입지와 조합이 내건 총공사비(984억2,972만원, 3.3㎡당 907만원)가 물가수준 등과 비례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건설사들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이어 다음달 16일에는 역시 강남 3구 중 한 곳인 송파구 송파동 가락삼익맨숀이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다. 지난달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포스코이앤씨‧금호건설‧동부건설‧효성중공업‧HDC현대산업개발 등 8곳의 건설사가 참여해 입찰 조건 등에 귀를 기울였다,

가락삼익맨숀 재건축사업은 면적 5만9,721㎡ 및 용적률 300%를 적용해 기존 936가구를 지하 3층~지상 30층, 16개 동 1,531가구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조합이 제시한 총공사비는 6,341억원, 3.3㎡당 약 809만원 수준이다.

올해 2월 26일에는 잠실우성4차 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실시한다. 송파구 백제고분로 구역면적 3만1,961.1㎡ 내 기존 7개동 555가구는 재건축을 통해 지하 4층~지상 32층, 9개동 825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으로 조성된다. 작년 12월말 진행됐던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DL이앤씨‧포스코이앤씨‧효성중공업‧금호건설 등이 참석했다.

서울 정비사업 가운데 올해 ‘태풍의 눈’은 압구정 재건축사업이다. 압구정 재건축사업은 서울 강남 압구정 현대아파트 지구를 6개 구역으로 나눠 재건축을 진행하는 사업으로 각 구역별 △1구역 1,233세대 △2구역 1,924세대 △3구역 3,946세대 △4구역 1,341세대 △5구역 1,232세대 △6구역 672세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2~5구역은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재건축을 진행하며 77만3,000㎡ 부지에 50층 내외 1만1,800세대 대단지가 들어설 전망이다. 이들 2~5구역은 올해 안에 시공사 선정 과정에 착수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대형건설사들의 준비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현대건설은 선제 대응의 일환으로 건설 각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압구정 TFT’를 신설해 발빠른 움직임에 들어갔다.

여기에 롯데건설은 압구정 재건축사업 전지역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고 삼성물산은 자사의 차세대 주거 패러다임 ‘넥스트홈’, ‘래미안 더 넥스트’ 등을 조합에 차별 제안해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여러 대형건설사들도 향후 수주전에 뛰어들고자 사전 전략 수립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촉진2-1 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을 두고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맞붙었다. 사진은 삼성물산의 촉진2-1 구역 조경도/ 삼성물산 건설부문
부산 촉진2-1 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을 두고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맞붙었다. 사진은 삼성물산의 촉진2-1 구역 조경도/ 삼성물산 건설부문

◇ 부산 촉진2-1 구역 재개발, 삼성물산-포스코이앤씨 2파전 양상

서울 다음으로 큰 도시인 부산에서도 새해부터 대형건설사간 치열한 수주전의 불씨가 타오르고 있다.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는 사업비 총 1조원 규모의 부산시 부산진구 시민공원 주변(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을 놓고 열띤 승부를 벌이고 있다.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은 부산진구 범전동 일대 13만6,727㎡ 규모 구역에 지하 5층∼지상 69층 규모의 아파트 1,902가구, 오피스텔 99실, 부대복리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달 15일 시공자 선정 입찰 과정에서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두 건설사가 참여했고 오는 27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삼성물산·포스코이앤씨는 나란히 촉진2-1 재개발 사업 홍보관을 열고 자사의 전략 및 특화 설계 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단지명으로 ‘래미안 에스팰리스 부산’을 제안한 데 이어 △글로벌 건축설계사의 랜드마크 외관 설계 △‘네이처갤러리’ 조경 설계 △바캉스 컨셉의 커뮤니티 시설 △미래형 주거모델 ‘래미안 넥스트홈’ 등을 조합에 제안했다. 

또 조합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실착공일까지 적용되는 물가상승률을 소비자 물가지수와 건설공사비지수 중 낮은 지수를 적용하고 조합원 분담금도 입주시점에 100% 납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맞서 포스코이앤씨는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 적용을 내세웠다. 이와 함께 △단열재‧주방가구‧원목마루 등에 해외(독일‧이탈리아 등) 외산 명품 재료 적용 △확장형 주차 및 주차대수 증가 △내진 설계 등을 조합에 제안했다. 또한 포스코이앤씨는 원안 기준으로 관리처분인가를 득한 뒤 이주·철거 기간 특화설계의 인허가를 받는 투트랙 전략과 조합원 재분양 제로(0)를 통해 빠르게 사업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새해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서울·부산 등 대도심지 정비사업 지역 모두 월등한 입지조건으로 수익성·분양성이 보장 되다시피한 곳”이라며 “특히 올해 시공사 선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큰 압구적 재건축사업은 강남 3구 정비사업 중 핵심에 속한 만큼 웬만한 대형건설사 모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많은 건설사들이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는 내실 위주의 사업 운영에 집중하려는 경향이 크다”며 “이러한 여건 속에서 서울 강남 3구 등 알짜배기 지역 정비사업은 건설사 입장에선 든든한 미래 먹거리 확보차원에서 중요한 요충지에 속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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