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의생명 수학 그룹, AI모델로 ‘세포 간 이질성’ 원인 분석
Density-PINNs 기반 모델 사용, 세포 신호 전달 체계 추정 성공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김재경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 CI 연구팀이 인공지능(AI)으로 동일 외부 자극에 개별 세포마다 반응하는 정도가 다른 ‘세포 간 이질성’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냈다고 17일 밝혔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김재경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 CI 연구팀이 인공지능(AI)으로 동일 외부 자극에 개별 세포마다 반응하는 정도가 다른 ‘세포 간 이질성’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냈다고 17일 밝혔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국내 연구진이 똑같은 세포라도 항암 물질 효과가 각각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효과가 높은 신형 항암제 및 치료법 개발을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김재경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 CI 연구팀이 인공지능(AI)으로 동일 외부 자극에 개별 세포마다 반응하는 정도가 다른 ‘세포 간 이질성’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냈다고 17일 밝혔다.

우리 몸속 세포는 약물, 삼투압 변화 등 다양한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신호 전달 체계(signaling pathway)’가 있다. 신호 전달 체계는 세포가 외부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생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때 신호 전달 체계는 ‘세포 간 이질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세포 간 이질성은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세포들이 동일 외부 자극에 다르게 반응하는 정도다. 예를 들어 항암제를 투여했을 때 세포 간 이질성으로 인해 일부 암세포만 사멸되고 일부는 살아남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세포 간 이질성의 원인 규명 및 최소화는 신약 개발의 핵심이다. 하지만 복잡한 신호 전달 체계의 전 과정을 직접 관측하는 일이 현재 기술로는 어려워 신호 전달 체계와 세포 간 이질성의 명확한 연결고리를 알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재경 CI 연구팀은 AI의 우수한 데이터 분석 능력을 활용했다. 연구진은 기계 학습 방법론인 ‘Density-PINNs(Density Physics-Informed Neural Networks, 밀도 물리학 기반 신경망)’ 기술을 고안했다. 세포가 외부 자극에 노출되면 신호 전달 체계를 거쳐 반응 단백질이 생성된다. 이때 Density-PINNs 기반 AI모델은 시간에 따라 축적된 반응 단백질의 양 데이터를 이용, 신호 전달 소요 시간의 분포를 추론해낸다.

기계학습방법론(Density-PINNs)을 통한 세포 간 이질성 원인 규명 원리 모식도./ 기초과학연구원
기계학습방법론(Density-PINNs)을 통한 세포 간 이질성 원인 규명 원리 모식도./ 기초과학연구원

연구팀은 이 AI모델을 이용해 신호 전달 체계와 세포 간 이질성의 연결고리를 찾는데 성공했다. 또 실제 대장균의 항생제에 대한 반응 실험 데이터에 Density-PINNs를 적용, 세포 간 이질성의 원인도 찾았다. 신호 전달 체계가 단일 경로로 이뤄진 때(직렬)에 비해 여러 경로로 이뤄졌을 때(병렬)가 세포 간 이질성이 적다는 것을 알아냈다.

제1저자 조현태 IBS 선임연구원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신호 전달 체계가 병렬 구조일 경우 극단적인 신호가 서로 상쇄되어서 세포 간 이질성이 적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호 전달 체계가 병렬 구조를 보이도록 약물이나 화학 요법 치료 전략을 세우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제1저자 홍혁표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 방문조교수는 “우리 연구진은 선행 연구에서 세포 내 신호 전달 체계를 묘사한 수리 모델을 개발한 바 있다”며 “당시엔 신호 전달 체계의 중간 과정이 한 개의 경로만 있다고 가정해 얻을 수 있는 정보도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AI를 활용해 중간 과정의 비밀까지 풀어냈다”고 말했다.

김재경 CI는 “복잡한 세포 신호 전달 체계의 전 과정을 파악하려면 수십 년의 연구가 필요하지만 우리 연구진이 제시한 방법론은 수 시간 내에 치료에 필요한 핵심 정보만 알아내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는 약물에 적용하여 치료 효과를 개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해 12월 26일 국제학술지 셀(Cell)의 자매지인 ‘패턴스(Pattern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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