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노사가 성과급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노사가 성과급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 LG에너지솔루션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거침없는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노사갈등에 휩싸이고 있다. 역대 최대치를 거듭 갈아치운 실적과 부정적인 전망을 두고 노사 간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2020년 12월 많은 기대 속에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17조8,519억원, 2022년 25조5,986억원에 이어 지난해 33조7,45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영업이익 역시 2021년 7,684억원, 2022년 1조2,137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2조1,632억원까지 늘어났다.

다만, 최근 상황은 마냥 낙관적이지 않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에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올해는 더욱 급격한 실적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노사갈등을 불러온 건 성과급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9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통해 올해 성과급을 기본급의 340~380%, 전체 평균 362%로 책정했다고 공지했다. 또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는 성과지표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변동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앞선 성과급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LG그룹에서 가장 높은 870%의 성과급을 지급했고, 2022년에도 평균 450%에 달했다.

노조 측 요구와도 격차가 크다.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노조인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LG화학·LG에너지솔루션지회 측은 기존의 성과급 산정 방식이 불합리하다며 영업이익의 25%를 성과급으로 책정하고 그 중 30%는 주식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사측의 이 같은 성과급 책정은 예사롭지 않은 사업 여건 및 전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원가 절감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노조 측은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음에도 성과급이 반토막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IRA 세액공제를 성과지표에서 제외하는 것에 대해서도 일방적이고 해괴한 논리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 노조는 30일 사내에서 불공정 분배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대표이사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등 본격적인 행동에 착수했다. 아울러 성과급 관련 문제를 올해 임단협과 연계해 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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