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박스가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남겼다. / 쇼박스
쇼박스가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남겼다. / 쇼박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오리온그룹의 영화·콘텐츠 부문 계열사 쇼박스가 지난해에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년에 비해 개봉작이 줄어든 가운데, 흥행에도 실패하면서 코로나19 시기 때보다 더 저조한 실적을 마주한 모습이다.

지난 7일 발표된 2023년도 회사 실적에 따르면, 쇼박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401억원의 매출액과 282억원의 영업손실, 30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29.1% 줄고 영업손실 및 당기순손실 규모는 각각 785.8%, 1,339.4% 급증한 실적이다.

쇼박스의 이러한 실적은 영화산업 전반이 사상 초유의 위기에 직면했던 코로나19 시기 때보다 저조한 것이다. 쇼박스는 2020년 467억원, 2021년 50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바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빨간불이 더욱 뚜렷해졌다. 앞서 줄곧 흑자기조를 유지해왔던 쇼박스는 2020년 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가 2021년 1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곧장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2022년 31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재차 적자전환하더니 지난해에는 적자규모가 282억원으로 폭증하고 말았다.

이 같은 실적의 원인으로는 개봉작 감소 및 흥행실패가 꼽힌다. 쇼박스는 지난해 ‘스즈메의 문단속’을 통해 일본 애니메이션 바람을 일으켰지만, 이후 기대를 모았던 ‘비공식작전’은 쓴맛을 봤다. 연말에 개봉한 ‘3일의 휴가’ 역시 저조한 흥행성적을 면치 못했다.

실적 반등이 절실한 올해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우선, 콘텐츠 소비 세태에 큰 변화가 찾아오면서 영화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극장을 찾은 총 관객수는 1억2,514만명으로 전년 대비 10% 이상 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 연간 평균 관객수에 비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쇼박스는 올해 첫 영화로 ‘시민덕희’를 지난달 선보였으나 흥행 추이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개봉 14일 만인 지난 7일 100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아직 손익분기점은 넘지 못했다. 설 명절 연휴 얼마나 관객을 동원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쇼박스는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파묘’를 오는 22일 개봉한다. ‘파묘’의 흥행 성공 여부는 올해 실적을 좌우할 중대 변수로 지목된다. 아울러 쇼박스는 올해 ‘모럴헤저드’와 ‘사흘’도 선보일 예정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쇼박스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대규모법인은 15%)이상 변동’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40207901164
2024. 02. 07.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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