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대 익스플로러, 신차효과 1년 반짝… 2021년부터 몰락의 길
2020년 7,069대 이후 21∼23년, 6,721대 → 5,300대 → 3,450대
레인저·익스페디션·브롱코 투입에도 하락세… 올해는 7세대 머스탱 출시

포드코리아가 3년 연속 판매량 감소를 기록했다. 사진은 포드 익스플로러. / 포드코리아
포드코리아가 3년 연속 판매량 감소를 기록했다. 사진은 포드 익스플로러. / 포드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포드가 국내 시장에서 3년 연속 판매량이 줄어들며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2021년부터 적극적으로 신차를 투입하고 나섰음에도 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볼륨 모델인 준대형 SUV 포드 익스플로러마저 몰락했다. 이러한 포드의 실적에 일각에서는 ‘한국 시장 철수’ 풍문이 퍼지고 있다.

포드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국내 시장에서 1만대 판매 고지에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19년부터 판매량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다만 2019년까지는 포드와 링컨 브랜드 실적을 함께 집계했는데, 2019년 포드 단일 브랜드의 판매 실적은 5,997대로 확인됐다.

이후 2020년 포드의 판매량은 7,069대로 전년 대비 약 17.9% 성장했다. 2020년 판매가 늘어난 이유는 전년 11월에 국내에 출시된 6세대 신형 익스플로러의 신차 효과 덕이다. 당시 익스플로러는 구형 5세대 모델 재고가 721대 판매됐고, 6세대 신형이 5,405대 팔려 총 판매대수 6,126대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의 86.66%에 달하는 기록이다. 그 외에는 포니카 머스탱이 692대, 세단 몬데오가 251대 팔렸다.

하지만 볼륨 모델인 익스플로러의 신차효과는 단 1년만 반짝했고, 2021년부터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익스플로러의 연간 판매실적은 △2021년 4,659대 △2022년 3,142대 △2023년 1,560대 등 매년 감소세를 보였다.

익스플로러 판매가 감소세를 보인 이 기간 포드의 실적도 △2021년 6,721대 △2022년 5,300대 △2023년 3,450대로 함께 내리막을 달렸다. 사실상 그간 익스플로러 단일 차종이 포드의 실적을 지탱해 온 것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포드코리아 역시 연간 실적이 익스플로러 1개 차종에 집중돼 있는 점을 우려했던 것인지 2021년부터 다양한 신차를 차례로 투입하기 시작했다. 2021년에는 포드의 픽업트럭 레인저(와일드트랙·랩터) 및 풀사이즈 SUV 익스페디션을 차례로 투입했으며, 2022년에는 오프로더 포드 브롱코를 출시했다.

익스플로러 외에도 매력적인 모델을 투입해 전보다 다양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나선 모습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으며, 폭락한 익스플로러의 실적을 메꾸지는 못했다.

익스페디션의 경우 애초에 고가의 모델이면서 동시에 거대한 차체크기를 자랑하는 만큼 많은 판매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모델이었다. 실제로 익스페디션은 2021년 320대, 2022년 199대, 2023년 120대가 판매됐다.

픽업트럭 모델 레인저 와일드트랙·랩터의 경우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됐다. 앞서 2019년 국내에 출시된 경쟁 모델 쉐보레 콜로라도 모델이 2020년 5,000대 이상 판매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포드 레인저는 쉐보레 콜로라도에 밀려 판매가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해 출시된 신형 모델은 가격이 크게 인상돼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 포드코리아
포드 레인저는 쉐보레 콜로라도에 밀려 판매가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해 출시된 신형 모델은 가격이 크게 인상돼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 포드코리아

그러나 포드 레인저는 출시 첫해 판매량이 1,000대를 넘지 못한 985대에 그쳤다. 반면 쉐보레 콜로라도는 전년 대비 판매가 감소하긴 했으나 3,754대가 팔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포드가 야심차게 투입한 레인저가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이유 중 하나로는 국내 시장에 ‘구형 모델’을 출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시 포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레인저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었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한국 시장에 출시한 레인저에 대해 ‘재고떨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부정적인 여론은 한동안 이어졌고, 2022년에는 618대로 판매가 줄었다. 같은해 경쟁자 콜로라도는 2,848대가 팔렸다. 사실상 레인저의 완패인 셈이다.

레인저의 판매 부진에 포드코리아는 지난해 3월 신형 모델을 투입했으나, 이마저도 924대 판매에 그쳤다. 구형 모델 84대를 포함하면 1,008대로, 겨우 1,000대를 넘었다. 신형 레인저의 부진은 ‘가격’ 때문으로 보인다. 구형 레인저는 2021년 출시 당시 △와일드트랙 4,990만원 △랩터 6,390만원으로 책정돼 판매됐으며, 연식 변경에서 100만원이 인상됐다. 하지만 신형 레인저는 △와일드트랙 6,350만원 △랩터 7,990만원으로, 구형 대비 1,000만원 이상 폭등했다.

신형 레인저의 판매가격 책정은 달러 환율과 미국 판매가를 고려한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국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단순히 ‘과도한 가격 인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2022년 3월 출시된 오프로더 브롱코 모델도 출시 첫 해 1,000대 벽을 넘지 못하고 819대에 그쳤으며, 지난해에는 522대로 감소했다.

지난해 신형 레인저의 판매가 전년 대비 상승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모델의 판매가 감소한 모습이다. 여기에 링컨 브랜드까지 지난해 판매가 1,658대까지 추락했다.

포드코리아의 부진한 성적이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포드코리아 국내 철수설’이 피어나고 있다. 이러한 풍문에 대해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포드코리아는 오는 15일, 7세대 올 뉴 포드 머스탱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9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출시하는 만큼 스포츠카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 판매가격 대비 한국 가격이 다소 높게 책정된 것으로 보여 비판 여론이 형성될 수도 있어 보인다.

 

근거자료 및 출처
포드코리아 포드 2019~2023년 국내 판매 실적
2024. 2. 8 포드코리아 및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