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가 알려줄거야’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판씨네마

시사위크|용산=이영실 기자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오로라미디어상을 수상한 영화 ‘막걸리가 알려줄거야’(감독 김다민)가 더 많은 관객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톡톡 튀는 발상과 그 안에 담긴 모험적인 질문으로 웃음과 공감, 생각해볼 법한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막걸리가 알려줄거야’는 인생 권태기 11살 동춘이와 말하는 막걸리의 판타스틱한 우정과 모험을 그린 성장 드라마다. 2019 경기 시나리오 기획개발지원 대상 수상작으로, 지난해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4회 전석 매진을 기록하고 오로라미디어상까지 차지하는 등 작품성과 화제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 각본을 맡은 김다민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막걸리가 알려줄거야’는 어른보다 더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일상을 막걸리 기포 소리가 모스부호가 돼 말을 건다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내 그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매력으로 관객을 매료한다. 

김다민 감독은 15일 서울 용산구 용산CGV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쉴 때 주로 평생학습관이나 주민센터에서 수업을 듣는 걸 좋아하는데 그중 한 가지가 전통주 만들기 수업이었다”며 “그때 집에서 막걸리를 가져와 숙성하는 동안 유심히 봤는데 계속해서 상태와 소리가 바뀌더라. 마치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기발한 발상의 출발을 떠올렸다.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배우 박효주와 박나은, 김다민 감독. / 이영실 기자

이를 어린이의 일상과 연결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니 학교 앞에 학원 버스들이 아이들의 하교를 기다리면서 참 많이 줄지어 서있더라”며 “신기한 풍경이었다. 이유가 뭘까 생각하다가 이 두 가지를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다민 감독은 “사교육 문제를 꼬집으려는 생각보다는 당사자인 아이가 이것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게 더 먼저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말 많은 학원에 다닌다고 했을 때 그것에 부합하는 합리적 보상은 뭘까 생각했다”며 “대학보다 더 많은 걸 받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싶더라”고 덧붙였다. 

영화의 결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다민 감독은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어른들도 다 다른 상황에서 이 문제를 겪고 있는데 각자 정답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정말 정답은 막걸리만 알고 있는 엔딩이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기발하고 깜찍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스틸. / 판씨네마
기발하고 깜찍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스틸. / 판씨네마

주인공 동춘 역을 맡은 어린이배우 박나은은 “처음 대본을 받고 막걸리가 있어 신기했다”며 “당황스럽기도 했는데 막상 해보니 재밌었다. 원래 사람하고만 하는데 막걸리와 대화하는 게 신기하잖나. 현장에서 스태프가 (막걸리의) 대사를 해줬는데 웃겨서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다”고 작품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동춘의 엄마이자 열정 넘치는 학부모 혜진을 연기한 박효주는 박나은에 대해 “차분하고 진중한 아이였다”며 “자기가 해야 할 신에 대해 확실한 자신감이 있어서 그걸 관찰하는 재미도 있었다. 나 역시 편하게 더 집중해서 할 수 있었다. 어린아이인데도 긴 호흡의 여정을 차분하게 잘 마쳐줘서 고맙고 앞으로 모습도 기대된다”고 칭찬했다. 

혜진 캐릭터에 대해서는 “요즘 엄마들이 교육도 오랫동안 받고 사회생활도 하고 그에 따른 보람도 느껴본 후 결혼했을 때 아이를 키우면서 자기가 소비되고 있거나 도태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는 게 큰 공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더 철두철미하고 프로페셔널하게 엄마의 역할에 충실한 모습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며 “혜진이 동춘을 교육하는 모습이 마치 회사에서 큰 프로젝트를 맡은 듯 자신을 투영하고 보람과 만족 또한 깔린 인물로 생각하고 한 신 한 신 만들어갔다”고 했다. 

또 박효주는 “영화의 다양성을 그리워한 관객이라면 극장에 와서 이 영화만의 색깔을 느끼면 좋겠다”며 “단순히 보고 잊히는 영화는 아닐 거다. 좋은 생각을 한 번쯤 멈춰서 할 수 있는 영화가 될 거라고 믿는다”고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다민 감독 역시 “각자 입장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이야깃거리가 많은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보태며 관람을 독려했다. 오는 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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