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이 YG엔터테인먼트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블랙핑크의 활동 유무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YG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회사 경영진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핵심 소속 아티스트인 ‘블랙핑크’에 대한 실적 의존도를 벗어나 새로운 모멘텀을 마련해야 한다는 숙제가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어서다.

하나증권은 4일 YG엔터테인먼트의 목표주가를 7만8,000원에서 6만4,000원이 낮췄다고 4일 밝혔다. 블랙핑크의 활동 가정을 변경하면서 올해 약 500억원, 2025년 약 900억원으로 영업이익 전망을 조정한 것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소속 아티스트인 블랙핑크에 대한 실적 의존도가 높은 곳이다. 지난해 12월 블랙핑크 멤버 4명은 그룹 활동에 대한 매니지먼트 연장 계약을 YG엔터테인먼트와 체결했지만 솔로 활동에 대해선 각자 활동을 하기로 했다. 블랙핑크 멤버들은 독립 레이블을 설립하고, 개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SM에서도 EXO나 슈퍼주니어는 따로 또 같이 활동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아시아 투어를 돌다 보니 1년 내 컴백·투어 후 개별 활동이 모두 가능하다”며 “다만 블랙핑크는 월드투어급의 대규모 투어와 긴 공백기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이어 “기존 2024년 실적 전망은 올림픽 전 컴백을 가정했으나 4분기 컴백 후 2025년 월드 투어, 2026년 컴백 순으로 가정하면서 블랙핑크의 활동 유무에 따라 연간 실적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블랙핑크의 실적 의존도가 높아 주가 역시 비슷한 형태의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아현이 합류한 베이비몬스터의 완전체가 견고한 여자 아이돌의 경쟁 구도를 깰 수 있을 만큼 강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4월 앨범 컴백의 영향력을 확인할 필요가 있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데뷔한 베이비몬스터는 4월 미니앨범 1집 발매를 예고한 상태다. 블랙핑크와 개별 활동 계약에 실패한 뒤 YG엔터테인먼트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왔다. 이에 후발주자인 베이비몬스터의 앨범 성공을 통해 발등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지난 1월 YG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인 양현석 총괄프로듀서는 46만1,940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는 주가 부양 및 실적 자신감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최대주주의 자사주 매입에 대해 “주가가 많이 하락했기 때문도 있겠지만 베이비몬스터에 대한 높은 자신감을 유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단일 IP의 실적 및 주가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이런 기대가 현실화 된다면 실적과 밸류에이션 모두 상당히 정상화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가을 정규 앨범 계획도 있어 데뷔 초반 속도감 있는 컴백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주가는 2025년 기준 예상 P/E 12배 수준으로 상당히 저평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매출액 5,692억원, 영업이익 869억원, 순이익 77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보다 45.51%, 영업이익은 86.39%, 순이익은 64.5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은 역대 최대치다.

YG엔터테인먼트 측은 실적 호조에 대해 “소속 아티스트들의 음반, 음원 및 IP 라이센싱 관련 매출이 늘고 글로벌 공연 활동 확대에 따른 이익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YG엔터테인먼트가 시장의 우려를 딛고 올해도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2023년 잠정 실적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40229900160
2024. 02. 29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YG엔터테인먼트 리포트
2024. 03. 04 하나증권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