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샤 로이드 A24 인터내셔널 대표가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한국 개봉 소감을 전했다. / CJ ENM
사샤 로이드 A24 인터내셔널 대표가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한국 개봉 소감을 전했다. / CJ ENM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2012년 출범한 할리우드 스튜디오 A24는 영화 ‘더 랍스터’ ‘미드소마’ ‘미나리’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등 트렌드를 탁월하게 반영한 독창적인 작품들로 전 세계 영화팬들을 매료한, 지금 가장 핫한 스튜디오로 꼽힌다. 특히 매해 아카데미 시상식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화제의 중심에 선 작품들을 연이어 선보였다. 

오늘(6일) 국내 개봉한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A24가 국내 투자배급사 CJ ENM과 공동으로 투자 배급한 첫 작품이다.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의 데뷔작으로, 제39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 공개 후 세계적 극찬을 받았고 미국 시상식 시즌 각종 신인감독상과 작품상, 각본상을 휩쓸었다. 뿐만 아니라,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각본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오스카에 입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 개봉을 맞아 내한한 A24 인터내셔널 대표 사샤 로이드는 최근 국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처음 프로젝트를 봤을 때 이미 퀄리티가 너무나 좋았다”며 “그런 영화에 대한 글로벌 관객층이 확실히 있을 거라는 것이 자명했고 결과적으로도 증명됐다”고 ‘패스트 라이브즈’를 택한 이유를 밝혔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그레타 리 분)과 해성(유태오 분)이 24년 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 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절반 이상이 한국어 대사일 정도로 한국적인 세계관과 풍경을 담고 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 A24와 CJ ENM의 첫 협업작 ‘패스트 라이브즈’. / CJ ENM
할리우드 스튜디오 A24와 CJ ENM의 첫 협업작 ‘패스트 라이브즈’. / CJ ENM

‘미나리’ ‘성난 사람들’부터 이번 ‘패스트 라이브즈’까지 한국적 정서가 강한 작품을 선보이는 것에 대해 사샤 로이드 대표는 “A24가 지향하는 것은 월드클래스 크리에이터가 마음껏 그들의 비전을 쏟아낼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그것의 산실이 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한국도 그런 창의적인 연출자들의 산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한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패스트 라이브즈’는 이민자의 삶을 겪어온 이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겪어온 과거와의 이별, 그 깊이 있는 애도에 어우러진 ‘인연’이라는 키워드로 보다 보편적인 공감을 안긴다.

사샤 로이드 대표는 “셀린 송 감독이 해낸 것은 우리가 느끼는 감정, 순간을 캡처해서 아주 개인적이고 사려 깊은 관점으로 잘 풀어냈다는 것”이라며 “‘인연’이라는 것은 한국 단어일 뿐이지 느낌이나 감정은 전 세계가 모두 공감할 부분”이라고 자신했다. 

A24의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사샤 로이드 대표는 “모든 선택과 비즈니스 느낌은 크리에이터와 크리에이터의 비전에 달려있다”며 “장르나 포맷을 가리지 않는다. 정말 독창적인 보이스, 독창적인 크리에이터를 찾아서 그들의 목소리가 널리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원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CJ ENM과 협력할 때도 그런 걸 염두에 두기보다 진정성 있는 목소리를 발굴해서 그것을 최대한 많은 관객들에게 다가가겠다는 목표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협업에 대해서는 “값지고 좋은 경험이었다”며 “셀린 송의 비전을 최대한 잘 구현하자는 목표를 함께 달성하면서 협업의 힘이라는 걸 몸소 느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특히 “팬데믹을 다시 겪고 싶지 않지만 만약 다시 온다면 이런 식으로 할 수 있겠다는 실무적인 도움을 받았다”며 “함께 했을 때 얼마나 파급력이 있고 얼마큼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확실하게 느꼈다. 셀린 송 감독의 비전을 함께 가장 최고의 버전으로 만들어냈다고 자부하고 큰 보람을 느낀다”고 거듭 강조했다. 

끝으로 사샤 로이드 대표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서 브랜드를 구축하고 팬덤을 구축하게 되면서 미국에서는 A24 작품이기 때문에 영화를 보러 온다고 하는 사람이 무려 60%나 된다고 한다”며 “그 정도로 팬들에게 어마어마한 신뢰를 받는 회사가 됐다. 앞으로도 언제나 크리에이터를 핵심에 두고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