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한마디에 루머·억측 난무… 해당 점주 “한 순간에 친일파·매국노 됐다”
자영업연대, ‘명예훼손 혐의’ 안산 고소… “사과 및 보상 요구”
양궁협회 “소속팀과 의사소통 중, 징계 검토는 아직 안 해”

도쿄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안산 선수가 최근 일본풍 주점에 대해 “매국노”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고 있다. / 뉴시스
도쿄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안산 선수가 최근 일본풍 주점에 대해 “매국노”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도쿄올림픽에 출전해 양궁 3관왕을 차지한 안산 선수가 최근 일본풍 주점에 대해 “매국노”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안 씨의 언행으로 해당 브랜드와 점주들 ‘친일파·매국노’라는 억측과 비난에 시달리는 등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온라인 상에서는 안 씨에 대한 비판과 비난이 쏟아지고 있으며, 대한양궁협회 게시판에도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안 씨의 ‘국가대표 자격 박탈’, ‘올림픽 금메달 연금 박탈·환수’까지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한양궁협회 및 안 씨의 소속팀인 광주은행 측은 현재까지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을 뿐 직접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안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한국에 매국노 왜케 많냐(왜 이렇게 많냐)”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올렸다. 그가 올린 사진은 광주의 한 쇼핑몰의 ‘트립 투 재팬’이라는 일본 테마거리에 입점한 한 국내 외식브랜드 체인점의 전광판을 찍은 것으로, ‘국제선 출국(일본행)’을 뜻하는 일본식 한자 문구가 쓰여 있다.

해당 음식점은 일본식 전골인 나베 전문 이자카야(선술집)이며, 인근 점포들도 모두 일본풍 간판을 달고 영업 중이다.

지난 16일 안산 선수는 일본풍 음식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에 대해 “매국노”라고 표현한 게시글을 개인 SNS채널에 올렸다. / 안산 인스타그램 갈무리
지난 16일 안산 선수는 일본풍 음식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에 대해 “매국노”라고 표현한 게시글을 개인 SNS채널에 올렸다. / 안산 인스타그램 갈무리

안 씨의 SNS 게시글은 순식간에 확산됐고, 이로 인해 해당 음식점 대표와 점주들에게 ‘친일파’, ‘매국노’, ‘죽었으면 좋겠다’ 등 악플이 쏟아지기도 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해당 업체 대표 A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파생되는 루머와 억측으로 한순간에 저는 친일파의 후손이자 저의 브랜드는 매국 브랜드가 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동료들과 점주님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 아프지 않도록 논란이 종식되기를 진심을 담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안 씨의 한 마디로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입자 자영업연대가 나서서 안 씨를 고소했다.

이종민 자영업연대 대표는 “안산이 일본풍 주점에 대해 매국노라고 주장하며 선량한 자영업자 전체를 모욕했으며, 경솔한 주장으로 해당 주점 브랜드 대표와 가맹점주는 물론이고 일본풍 음식을 파는 자영업자 모두에게 모독감을 줬다”며 “자영업자의 피해를 신경쓰지 않는 일부 무책임한 사람들의 안일한 태도에 경종을 울리고자 고소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안산 선수의 책임 있는 사과와 보상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까지 안 씨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대한양궁협회와 안 씨의 소속팀인 광주은행 측도 안 씨의 발언 및 논란에 대해 소극적인 대응을 이어오고 있다.

안 씨의 소속팀 광주은행 측에서는 “자영업자 단체에서 안산 선수에 대해 고소를 진행한 게 맞는지 사실관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이후 고소장이 접수됐다면 내부적으로 변호사와 상의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궁협회에서는 “소속팀이나 소속 매니지먼트 측과 소통을 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징계를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안 씨에 대한 민·형사 소송이 제기된 이후 재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를 가정했을 때에는 “위원회를 구성해 징계 및 국가대표 자격 등에 대해 논의를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파문이 확산하자 누리꾼들은 안 씨가 경기에 사용하는 장비 중 조준기가 전범기업 미쓰비시와 연관된 기업이며, 그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침대 머리맡에 일본 캐릭터 인형이 다수 있었던 점 등을 지적했다. 또한 안 씨가 사용하는 볼펜도 미쯔비시 펜슬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안 씨에 대해 “자신이 일본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괜찮고, 다른 사람들이 일본 문화를 추종하는 것을 비판하는 행태는 ‘내로남불’이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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