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자전거에 올라타기 전에 물을 마시고 있다. 그는 대규모 선거운동 대신 골목골목을 찾아가는 나홀로 선거운동을 지향하며 순천 시민들과 스킨십 확대에 나섰다. “효율적이지 않지만 이 후보의 진심 전달에 주력한다”는 게 캠프 측의 설명이다./소미연 기자
[시사위크|순천·곡성=소미연 기자]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는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저 ‘진심이면 통한다’는 믿음 하나로 여기까지 달려왔다. 물론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여당의 불모지로 불리는 호남에 벌써 4번째 도전 아닌가. 진작 포기했을 법도 하지만 이 후보는 포기를 몰랐다. 직전 선거인 19대 총선 광주 서구을에서 39.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 고지와 가깝게 올랐던 그는 낙선 뒤에도 도리어 “희망을 봤다”며 웃었다.

때문에 7·30 재보선에서 이 후보의 전남 순천·곡성 출마는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 ‘호남 사랑’에 둘째가라면 서러운 이 후보는 이번 선거운동의 핵심을 ‘진심 전하기’로 잡았다. 새벽 4시부터 자정까지 자전거 하나 끌고 나홀로 선거운동에 나선 이유다. 골목골목을 누비며 지역민들을 직접 만나 호소하겠다는 것. 하지만 당 차원의 지원유세나 대규모 선거운동에 대한 계획은 없다.

이와 관련, 캠프 관계자는 지난 18일 순천시 조례동에 위치한 선거 캠프에서 기자와 만나 “사실 선거운동은 세 과시 아닌가. 중요한 시기인 만큼 다른 후보들처럼 선거운동다운 선거운동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긴 하지만, 후보가 보여주기식 선거운동을 지양하고 있어 지금처럼 나홀로 선거운동이 될 것 같다”면서 “한결같은 이 후보의 모습을 통해 순천 시민들과 곡성 군민들이 ‘미치도록 일하고 싶어’ 안달 난 후보의 진심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역 일꾼’을 자처한 이 후보는 ‘힘 있는 후보’라는 점을 내세워 “순천·곡성을 포함해 전남 동부권의 발전을 적어도 10년 이상 앞당길 자신이 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 공약은 ▲순천대 의대 유치 추진 ▲순천만 정원의 국가 정원화 추진 ▲대기업 유치로 청년 일자리 대폭 확대다. 특히 순천대 의대 유치에 대한 의지는 누구보다 강하다. 이 후보는 “경쟁에 놓인 목포대엔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있다. 순천대 의대 유치를 위한 카운터 파트너로 서갑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보단 제가 더 적격”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순천 시민들은 이 후보에 대한 기대가 컸다. “박근혜도 싫고, 새누리당도 싫지만 이정현은 좀 다르다”는 게 기자가 만난 순천 시민 다수의 생각이었다. 이 후보가 모처럼 마이크를 잡았던 지난 19일 순천시 조례동 호수공원 유세 현장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호남에서 박수 받는 기분을 아느냐”고 묻자 순천 시민들은 환호로 답했다. 다음은 당시 이 후보가 유세를 마친 뒤 자전거를 타기 직전 기자와 나눈 이야기다.

- 지금까지 광주로 출마하다가 순천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저에게 중요하지 않다. 확실한 것은 무조건 ‘호남’이라는 점이다. 호남에서 일관되게 출마를 하고 있고, 호남 외엔 다른 곳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또 제가 호남에서 (당선)되지 말아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본다. 호남에서 25년 동안 사라진 정치 경쟁을 회복하는 것, 그것이 호남 출신의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바로 지역 발전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호남에서 일관되게 4번째 출마를 하게 된 것이다. 저는 호남이외에 갈 곳이 없다.”

-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지지율은 신경 쓰지 않는다. 다만 제가 왜 순천 시민들에게 필요한 사람인지, 제가 순천 시민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설명하고, 호소할 것이다. 그간 순천 시민들이 위대한 선거 행태와 추세를 보여 오지 않았나.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도 순천 시민들이 반드시 선거혁명을 보여주시리라 믿는다. 만일 제가 승리하게 된다면, 당연히 순천·곡성이 바뀔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가 확실하게 바뀌고 발전할 것이라 생각한다. 광주가 민주화의 승리라고 한다면, 저의 당선으로 순천은 지역 구도를 깬 동서화합의 성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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