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부겸 전 의원이 내년 2월8일로 예정된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면서 ‘문재인 대항마’이자 비노 진영의 대표주자로 단숨에 올라섰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문재인 비상대책위원의 독주로 예상됐던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 변수가 생겼다. 바로 김부겸 전 의원이다. 당초 김 전 의원은 전대에 출마하지 않기로 입장을 정리했으나 최근 주변의 끈질긴 권유로 방향을 선회했다. “출마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 아니냐는 게 당 안팎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김 전 의원의 출마 결심은 내달 초에 발표될 전망이다. 본인 스스로도 발표 시한을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 초”로 못 박았다. 하지만 이미 김 전 의원은 비노 진영의 대표주자로 올라섰다. 그간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이 문 비대위원의 전대 출마 불가 논리를 내세우며 비노 진영의 선두에 섰지만, 국회 최고령이라는 점이 부담이 됐던 터다.

◇ 전대 출마 결심 임박 “친노 대 비노 구도 깰 방안 고민 중”

반면 김 전 의원은 ‘문재인 대항마’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김 전 의원 역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만큼 문 비대위원과 체급이 맞고, 중도 성향이라는 점에서 문 비대위원의 약점으로 꼽히는 계파 논리에서 자유롭다. 여기에 50대 기수론과 세대교체론에 적합하다.

무엇보다 야당의 불모지인 대구에서 지역구도에 맞서 왔다는 점이 강점이다. 앞서 김 전 의원은 19대 총선과 지난 6·4지방선거에서 각각 대구 수성갑과 대구시장에 출마해 40% 이상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지역구도 타파 가능성을 열어뒀다. 20대 총선에서도 대구 출마를 각오한 상태다. 김 전 의원이 전대 불출마를 생각했던 것도 총선에 전념하기 위해서였다.

지역구가 부산인 문 비대위원과 함께 영남권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김 전 의원은 계파갈등이 심화될수록 승산이 높다. 한 관계자는 “자체조사에서 김 전 의원이 제4진영의 단일후보로 출마할 경우 합종연횡 결과에 따라 승산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주장했다. 한 측근도 최근 기자와 만나 “김 전 의원이 제3당 신당 추진설에 이름이 오를 만큼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가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본인이 명예를 중시하는 만큼 보폭이 신중하다. 미래가 불확실한 신당에 합류하기보다는 원내 복귀로 대권을 노리는 편을 택할 것”으로 전망했다.

▲ 당초 김부겸 전 의원은 오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대구 출마에 집중하기 위해 전대 불출마를 밝혔으나 주변의 끈질긴 권유로 재검토에 들어갔다. 친노와 비노 구도를 깰 자신이 선다면 출마하겠다는 게 김 전 의원의 설명이다.
몸값이 오르면서 김 전 의원의 목소리도 힘이 들어갔다. 그는 복수의 매체를 통해 “조금은 화가 난 상태다. 전대에 대한 의미나 절박성이 없다. 친노·비노가 싸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현 상황을 꼬집었다. 이어 “당을 어떻게 개혁하고, 정치 불신을 극복할 것인가. 도 나라경제가 어려워 국민들이 고통스러워하는데 정권에 어떤 부분을 협조하고 각을 세울 것인지 야당의 기본전략을 내놓고 논쟁했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문 비대위원을 향한 비판도 거침없다. 김 전 의원은 “문 의원이 당내 개혁이나 친노에 대한 비토 분위기를 어떻게 하겠다는 이야기가 없는 것도 결국은 대세론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면서 “(문 비대위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친노를 해체할까요’라던데 ‘할까요’가 아니라 해야 한다. 친노의 총괄 책임자로서 반성적 행위가 우선되고 이러한 내용으로 전대에 당당히 나서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대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전대 출마에 선을 긋던 보름 전과 사뭇 달라진 것만은 확실하다. 김 전 의원은 “2016년 총선에서 대구 돌파도 어려운 상황에서 전대 출마로 두 개의 짐을 져야 하는 지에 대한 막판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전대가 이미 친노와 비노 대결로 굳어지는 구도에 긴장도 불러일으키고, 이 구도를 깨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상 김 전 의원의 고민은 출마 여부가 아니라 당의 고질병으로 불리는 계파 구도를 깰 방안인 셈이다. 당 안팎에서 그의 등판을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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