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의 인문학/정혜경 저/따비/360쪽/1만6,000원/2015년 5월 10일 출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밥 먹었어?”, “언제 밥 한번 먹자”, “밥 잘 챙겨먹고”처럼 ‘밥’의 의미는 단순히 ‘먹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가장 기본적인 인사가 되기도 하고, 친밀감의 표시나 위로가 되기도 한다. 정작 다른 음식을 먹으면서도 우리는 그 모든 걸 ‘밥’이라 칭한다. 그만큼 우리에게 밥이 갖는 의미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밥에는 뭔지 모를 가족애와 민족의 얼이 담겨있다. 제 아무리 맛집이 많고, 다양한 패스트푸드가 있다지만 익숙한 ‘집밥’과 엄마의 “밥 먹자”는 소리를 따라올 수 없다. 낭만적인 외국에서도 이내 생각나는 것은 ‘밥에 김치’다.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도 꼭 뒤따른다. 도대체 밥이란 존재는 무엇이길래 이토록 우리 깊이 새겨져있는 걸까.

<밥의 인문학>은 그 따뜻한 ‘밥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선사시대로 올라가는 밥의 역사에서부터 밥이 우리 역사와 문화에 미친 영향까지, 밥을 인문학적 시각에서 풀어간다. 더불어 밥의 건강과 요리법도 담고 있는 등 밥의 모든 것을 망라했다.

매일매일, 삼시세끼 먹는 밥이지만 <밥의 인문학>을 통해 만나는 밥은 또 다른 의미와 즐거움을 선사한다. 밥을 ‘1,000원짜리 공기밥’ 정도로 가벼이 여기던 사람이라도, 이 책을 통해 밥 속에 얼마나 깊은 역사와 이야기가 담겨있는지 알면 깜짝 놀랄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2015년은 먹을 것으로 넘쳐나는 시대다. 특히 중국요리와 일본요리는 물론 카레, 파스타, 피자 등 전 세계의 음식이 밥과 김치만큼 친숙하다. 그보다 더 특이한 나라의 음식도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쌀 소비량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하얀 쌀밥 한 톨이 소중했던 시절은 이제 먼 과거의 이야기다.

하지만 밥을 먹는다는 것은 결코 한 끼를 때우는 단순한 일이 아니다. 우리의 밥에는 유구한 역사와 얼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밥을 아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잘 아는 사람이 맛있게 먹는다는 말이 잇듯, 우리는 밥에 대해 조금 더 알 필요가 있다. 밥의 진수를 알고 난 뒤 먹는 밥은 아마 더 따뜻하고, 배부를 것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