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그룹이 1일 2016년도 사장단 인사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은 삼성 서초사옥.<사진=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삼성그룹이 1일 발표한 사장단 인사는 당초 이재용 부회장 체제의 본격적인 출범에 큰 폭의 변동이 이뤄지지 않겠냐는 추측과 달리 소폭의 변화만 이뤄졌다. 특히 성과에 따른 상은 부여하되 부진에 대한 '벌'은 이뤄지지 않아 안정에 무게감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일각에선 사장단 인사의 안정은 추후 예정된 큰 폭의 조직개편을 염두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 삼성 인사, 변화보다 세대교체 '안정' 택했다

삼성은 1일 오전 사장 승진 6명, 대표 부사장 승진 1명, 이동·위촉업무 변경 8명 등 총 15명 규모의 2016년 정기 사장단 인사계획을 발표했다.

그 중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사장단 인사는 세대교체 및 역할의 집중으로 풀이된다. 우선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 등 3인 대표는 대표직을 유지한 채 겸직하던 직책들을 하나씩 내려놨다.

권오현 부회장은 종합기술원장직을 내놓고 삼성전자 대표이사와 DS부문장만 맡았다. 또 윤부근 CE부문장 대표이사와 신종균 IM부문장 대표이사는 각각 겸직하던 생활가전사업부장과 무선사업부장에서 물러났다.

공백이 생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직과 무선사업부장에는 정칠희 부사장과 고동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맡게된다. 특히 무선사업부장으로 내정된 고동진 사장은 기술기획 업무에 능통한 인물로 알려져,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기술력 우위를 확고히 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SDS를 이끌던 전동수 사장은 삼성전자 CE부문 의료기기사업부장(사장)을 맡았다.

삼성전자 측은 "주력 사업부 리더를 교체함으로써 제 2도약을 위한 조직 분위기를 일신했다"고 설명했다.

그 외 ▲삼성바이오에피스 고한승 부사장은 대표이사 사장으로 ▲호텔신라 한인규 부사장은 면세유통사업부문 사장으로 ▲삼성미래전략실 성열우 부사장은 법무팀장 사장으로 ▲삼성미래전략실 정현호 부사장은 인사지원팀장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또 삼성전자 차문중 고문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삼성경제연구소 대표이사 자리를 맡게 된다.

아울러 ▲삼성SDS 전동수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전자 CE부문 의료기기사업부장 사장 ▲삼성경제연구소 정유성 상담역은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 ▲삼성전자 홍원표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은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문 사장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과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을 겸직 중이던 이서현 사장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사장을 맡게 됐다.

◇ 실적부진 계열사 필벌 없어

이번 인사에서 특징은 적자를 낸 계열사 사장단도 승진만 없었지 자리는 지켰다는 점이다.

삼성물산은 최치훈·윤주화·김봉영·김신 등 4인체제에서 윤주화 사장만 삼성 사회공헌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건설부문을 맡아 수천억원대 적자를 낸 최치훈 사장은 남게 된 것. 특히 조 단위의 적자를 낸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도 유임됐다.

삼성의 이 같은 인사는 대규모 조직개편을 앞두고 계열사 수장들의 변화를 최소화 함으로써 충격을 방지하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의 주력사업이 실적을 내곤 있지만, 중국업체의 약진 및 글로벌 경기불황 속에서 차세대 성장동력을 발굴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에 서초사옥 이전설과 맞물려 사업부의 대규모 개편을 실시하지 않겠냐는 말들이 나온다.

삼성물산도 패션·상사·건설·리조트 등 4개의 사업부문을 성격에 따라 통합하는 등의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또 삼성중공업과 엔지니어링은 유임된 사장의 체제하에서 구조개편을 마무리 짓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적자폭이 큰 사업들의 정리를 기존 사장들에게 맡긴다는 뜻이다. 업계에선 실적이 안 좋은 건설부문과 플랜트부문을 각각의 회사에서 따로 떼어내 통합 또는 매각하지 않겠냐는 말들이 계속 회자되고 있다.

한편 삼성그룹 관계자는 조직개편안의 규모 및 내용에 대해선 "답할 수 없다"며 "12월 중 각 계열사별로 조직개편안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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