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 저가항공사들이 쏟아내는 파격할인 이벤트는 항상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각 항공사 홈페이지는 매번 접속자 폭주로 마비 소동을 빚는 데다 관련 기사도 쏟아진다.
[시사위크=조지윤 기자] 최근 저가항공사들의 잇따른 기체 결함 문제 등 안전사고가 발생한 일이 도마 위에 오른 한편, 각 항공사들의 파격할인 이벤트 소식이 여전히 봇물을 이루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제주항공이 김포~제주 노선 편도 항공권 가격을 5,900원에 제공하고, 티웨이항공이 2명·3명 동시 발권 시 최대 94%를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그야말로 저가항공사들의 할인전쟁은 갈수록 점입가경에 이르고 있다.

◇ 저가항공사 측 “할인 이벤트는 마케팅 수단이자 영업 수단”

각 저가항공사들이 쏟아내는 파격할인 이벤트는 항상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각 항공사 홈페이지는 매번 접속자 폭주로 마비 소동을 빚는데다 관련 기사도 쏟아진다.

운항 7주년 기념, 취항 기념, 홈페이지 재정립 기념, 심지어 만우절 기념까지 갖가지 명목으로 진행되는 각 저가항공사의 이벤트는 매번 마비 사태를 초래할 만큼 주목을 받는다. 때마다 홈페이지 접속 시스템에 차질이 빚어지면 그만큼 소비자들의 항의 또한 만만치 않다.

하지만 저가항공사들은 이처럼 겉보기엔 ‘번거로운’ 파격할인 이벤트를 매번 내놓는다. 특히 말도 안 되게 저렴한 가격들을 달고 나온 항공권들은 단편적으로 생각하면 이윤이 남을 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 1월 21만명의 동시 접속으로 서버 마비 대란을 초래하며 7시간 만에 중단한 ‘찜 특가 이벤트’를 이달 15일부터 재개했다. 제주항공은 앞선 이벤트 일정에서 불편을 겪은 소비자들에게 사과하는 의미로 애초 계획했던 3만3,000석보다 1만석 늘린 4만3,000석을 판매하기로 했다.

인천~홍콩 노선은 편도 3만8,900원, 부산~타이베이 3만3,900원, 심지어 김포~제주 노선은 최저 5,900원에 판매한다. 무료 위탁수하물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대신 최대 98%까지 할인된 운임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처럼 파격적으로 저렴한 가격은 소비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연달아 터진 저가항공사들의 안전문제를 잠시 잊게 만들기까지 한다.

관심사는 이러한 파격할인 이벤트를 통해 저가항공사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다. 각 항공사들의 파격할인 이벤트 상당수는 이벤트 시작과 동시에 접속자 폭주, 서버 마비, 이벤트 중단, 사과 공지의 순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각 저가항공사들의 파격할인 이벤트에 대해 ‘계획된 노이즈마케팅’으로, 예상 외로 이를 통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설령 홈페이지 접속 폭주로 인한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치더라도,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파격특가 항공권’만한 이벤트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모 저가항공사 측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항공권은 재고가 없는 상품이다. 날짜가 지나면 판매할 수 없는 상품”이라며 “(이런 이유로) 이벤트를 통해 항공권을 팔면 이윤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10년간 항공권 예약 추이를 살피면서 예약이 빌 만한 시기, 날짜, 시간대를 찾아 항공권을 미리 싸게 파는 것”이라며 “이렇게 하면 이 좌석을 팔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영업비용, 마케팅비용 등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그러면서 “항공사 입장에서는 이런 파격할인 이벤트로 비용을 줄일 수 있고, 홍보 효과도 노릴 수 있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수단”이라며 “또한 소비자들도 이 항공권을 가지고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어 사측만 이익이 발생하는 게 아니다. 할인 이벤트는 마케팅 수단이자 영업 수단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저가항공사들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고객에 대한 항공사 최고의 서비스는 ‘안전’”이라고 강조하면서 “값싼 항공권 이벤트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대신 안전관련 문제에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 우선이어야 한다. 당장의 기업 이윤을 위해 선심성 이벤트만 집중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몇천원짜리 항공권에 목숨을 담보하는 승객들은 앞으로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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