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김종인 더민주 대표가 경제살리기 인천 국회의원 후보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출처=뉴시스>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4·13 총선을 앞두고 야권후보연대의 시간이 임박하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마음이 타들어가고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한 첫 걸음마인 야권후보연대를 놓고 김종인 대표가 이른바 ‘4·4·4데드라인’ 덫에 걸렸다. 4·4·4데드라인은 선거 투표용지 인쇄일인 ‘4월 4일’과 ‘D-4(야권후보연대의 마지노선 시간)’을 결합한 말이다.

야권의 단일화는 선거용지가 인쇄되기 전에 시행돼야 승리의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견해다. 지난 2014년 7·30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가 이를 대변한다. 당시 야권은 선거용지가 인쇄된 이후 단일화에 성공했다. 당시 발생한 무효표의 수는 1,180표로 1위와 2위의 표차 보다 더 많았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 실패를 강조하며 ‘총선 승리’에 목소리 높이고 있는 김 대표 입장에서 야권후보연대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 때문에 지난 2일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종료하자마자 그는 ‘야권대통합’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야권의 지형을 살펴보면, 김 대표의 의중되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 야권 대통합은 이미 물건너간 지 오래고, 지역구별 야권후보연대도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발을 동동거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급해진 김 대표는 30일 오전 당 중앙선대위원장단회의를 통해 야권연대의 필요성을 재차 읍소했다. 그는 “현재 선거를 앞두고 야당은 몹시 분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야당이 보다 많은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야당 후보자 연대”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제 선거가 거의 임박해있기 때문에 각지역에 후보가 서로 협의를 하면 연대 가능성이 아직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더민주 선대위는 즉각 연대 실현을 위한 작업에 팔을 걷었다. 이날 정장선 더민주 선대본부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경기 고양갑 지역부터 후보 단일화를 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고양갑 지역구는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가 현역으로 텃밭을 가꾼 곳이다.

심 대표 지역구를 시작으로 야권연대가 진행된다면 그 여파가 전국적으로 퍼질 것이란 얘기다.

같은 날 오후 인천 남구노인인력센터를 방문한 김종인 대표도 심 대표 지역구 단일화에 대해 “일단 고양갑 지역구 단일화 성사 시 다른 곳의 단일화 과정이 순조롭게 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다만 더민주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정의당은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당초 당대당 연대를 파기하더니 이제와 후보간 단일화를 요구하는 행위는 야권 전체의 승리가 아닌 오로지 자당의 이익만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야권의 총선 승리를 위해서 단일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에서 김 대표가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정치권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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