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이 연이어 ‘비리 의혹’에 휩싸이면서 당 지도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국민의당이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비례대표 김수민 의원이 20대 총선에서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당 안팎의 분위기가 어수선한 모양새다. 이에 따라 창당 이후 줄곧 ‘새정치’를 외쳐왔던 안철수 당 상임 공동대표와 국민의당은 혐의의 진위여부를 떠나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중앙선관위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김수민 의원과 업체대표들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이었던 김 의원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선거 홍보물 제작업체 등에 ‘일감 몰아주기’를 하고 2억3820만원의 사례금을 받았다는 ‘리베이트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당시 사무총장이었던 박선숙 의원과 왕주현 전 사무부총장도 해당 사안을 사전에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민의당은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김경록 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 사실 아닌 내용으로 당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혐의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김경록 대변인은 브리핑 이후 기자들과 만나 “업체 간의 거래는 알 수 없지만, 저희 당 소속 의원, 당직자와 관련된 부분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선관위가 무책임하게 보도자료를 낸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이다. 검찰 조사가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응해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철수 대표 역시 “(관련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고 받았다.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검찰 조사를 예의주시하겠다”고 해당 논란을 일축했다.

하지만 이번 일이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의 두 번째 ‘비리 스캔들’이라는 점에서 국민의당이 입은 정치적 타격이 적지 않다. 안철수 대표가 외쳐왔던 새정치에 빛이 바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의당은 지난 총선이 끝나자마자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박준영 국민의당 의원의 공천 헌금 수수 정황이 드러난 것. 국민의당 입당 전 신민당 창당을 준비 중이던 박 의원은 당시 신민당 사무총장으로부터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현재 검찰 조사를 받는 중이다.

무엇보다 이번 김수민 의원의 리베이트 의혹은 국민의당 내에서 야기됐다는 점에서 여파가 더 세다. 박준영 의원의 금품수수 의혹은 국민의당 입당 전 벌어진 일이어서 ‘거리두기’가 가능했다는 일각의 시각도 있었다. 헌정 사상 최연소 비례대표 의원으로 주목받았던 김 의원이 국민의당의 새정치를 이끌겠다고 다짐했던 만큼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적지 않은 후폭풍이 일 전망이다.

김수민 의원은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의총 직후 김 의원을 향해 “이게 국민의당이 말하는 새정치냐” “혐의를 인정하는가” 등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그는 입을 굳게 닫았다. 이에 곁에 있던 김 의원 측 관계자가 “대변인 논평으로 (답변을) 대신하겠다”고 답한 뒤 김 의원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박선숙 의원 역시 이번 의혹에 관해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박 의원은 “내가 (혐의에 대해) 얘기하는 게 적합하지 않다. 대변인이 얘기하는 걸로 하자, (나는) 당사자니까”라면서도 “(다만) 당을 치고 들어오는 그런 것으로 보지 말아 달라. 팩트가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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