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품 브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가 세무조사를 받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샤 제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화장품 브랜드 ‘미샤’로 유명한 에이블씨엔씨가 고강도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적 침체’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복병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 서울청 조사4국 투입… ‘특별세무조사’ 받나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이달 초부터 에이블씨엔씨 본사에 조사4국 요원들을 투입해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에 대한 세무조사는 2012년 이후 4년만이다.

업계에선 ‘국세청의 중수부’로 불리는 서울청 조사4국이 투입됐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게 바라보고 있다.

서울청 조사4국은 심층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부서로 기업 비리, 횡령, 탈세, 비자금 등의 혐의를 포착했을 때 움직이는 곳이다. 이번 세무조사가 ‘특별세무조사’ 성격이 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에이블씨엔씨 측은 “정기세무조사 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통상 기업 세무조사는 4년에 한 번씩 실시된다”며 “2012년 세무조사를 받았다는 점에서 정기 세무조사 시기가 돌아온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사4국이 투입됐다고 해서 특별한 세무조사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세무조사는 기업들에겐 민감한 이슈가 아닐 수 없다. 고의적인 세금 탈루가 아니더라도, 세금 산정 방식의 이견으로 추징금을 부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12년 에이블씨엔씨도 유사한 이유로 20억대 ‘추징금 폭탄’을 맞았다. 당시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매출채권, 부가세 등에 대해 세무당국과 이견이 있어 20억원 정도의 세금을 부과받았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회사 규모를 볼 때 이 정도의 부과액은 회사의 회계가 얼마나 투명한 지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실적 회복 꾀하는 에이블씨엔씨에 '악재'

하지만 추징금 부과는 그 자체로 기업 실적과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당시 에이블씨엔씨 역시 업계 최초로 추징금을 부과 받은 사례로 꼽혀 망신을 당했다. 

▲ 서영필 에이블씨엔시 대표
에이블씨엔씨에게 올해는 중요한 시기다. 수년째 실적 악화에 시달리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꾀하고 있어서다.

‘미샤’를 앞세워 중저가 화장품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던 미샤는 2013년부터 세가 급격히 위축됐다. 이에 따라 2014년부터 적자 매장을 정리하고 비용 절감에 나서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체질개선과 함께 수익성 제고에 나선 에이블씨엔씨는 올 1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분기에는 전년대비 영업이익과 매출이 감소세를 보였지만 전분기 대비 상승세를 이어갔다.

에이블씨엔씨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084억원, 영업이익 6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1.6%, 6.4% 줄어든 규모다.

반면 지난 1분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6%, 18% 증가했다. 상반기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2%, 258% 늘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고비용 점포 정리 작업으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전반적인 수익 지표가 좋아져 선방한 실적”이라고 말했다.

부활의 날개짓을 펼치고 있는 에이블씨엔씨가  ‘세무조사 리스크’를 피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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