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럽게 토론회의 초점은 지자체장으로서의 임무보다는 대권에 맞춰졌다. 남 지사가 제시한 수도이전과 모병제, 대연정 등은 대통령의 직무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남 지사 역시 정치·경제·국토·인구 리빌딩의 측면에서 개헌과 공유경제, 수도이전과 모병제를 각각 설명하는 등 대선 아젠다 제시에 집중했다.
그러나 남 지사가 대권도전까지 넘어야할 장벽이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남 지사가 제시하는 수도이전이나 모병제는 새누리당에서 거센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전날 있었던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수도이전과 모병제 주장은 대권욕에 따른 인기영합적 행동”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잠재적 대권경쟁자인 유승민 전 새누리당 대표도 모병제와 관련해 남 지사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모병제는 ‘정의’에 어긋난다는 판단에서다. 차기 대권주자인 두 사람이 격돌하면서 모병제는 한바탕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넘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반 총장은 새누리당 소속으로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기류를 반영한 듯 남 지사는 반 총장을 향해 자질검증 질문을 하는 등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토론회를 통해 남 지사는 “반 총장이 답해야할 세 가지가 있다.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바닥부터 구조적 변화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두 번째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과 성과가 있었는지에 대해 국민께 답을 해야 한다. 셋째로는 과연 반 총장은 왜 새누리당 후보인가. 새누리당의 혁신과 변화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 질문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남 지사는 ‘제3지대론’ 등 정치권 이합집산에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꾸는 가장 확실한 길은 새누리당을 혁신하고 변화시키는 것”이라며 “제3지대나 뭘 만들겠다고 하기 전에 국회의 지도자들께서 먼저 협치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