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여야 합의 몫 헌법재판관에도 현직 고위법관을 추천하자 5기 헌법재판소의 보수화 우려와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은 인사를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여야는 4일 헌법재판관에 강일원 서울고법 부장판사(53·사법연수원 14기)를 추천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달 14일 퇴임하는 김종대·민형기·이동흡·목영준 헌법재판관 후임 4명과 지난 7월8일 퇴임한 조대현 재판관 후임까지 모두 고위직 판·검사 출신으로 추천 또는 내정됐다.
 
앞서 새누리당은 여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안창호 서울고검장(55·연수원 14기)을 추천했고, 민주통합당은 야당 몫으로 김이수 사법연수원장(59·연수원 9기)을 추천했다.
 
또 양승태 대법원장은 지난달 16일 민형기·김종대 헌법재판관 후임으로 이진성 광주고법원장(56·연수원 10기)과 김창종 대구지법원장(55·연수원 12기)을 지명키로 내정했다.
 
야당마저 조대현 재판관 후임으로 추천한 민변 출신의 조용환 변호사에 대한 선출안이 부결돼 1년 넘게 공백 상태가 유지되자 현직 고위법관인 김 연수원장을 추천했다.
 
새누리당이 추천한 안 고검장은 공안검사 출신이고 대법원장이 지명 내정한 2명도 고위 법관 출신이어서 5기 헌법재판소가 균형을 잡지 못하고 보수 쪽으로 너무 치우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여성, 재야나 법학교수, 진보성향 인사는 한명도 추천되지 않아 법적 지식뿐 아니라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판단해야 하는 헌법재판관 구성이 너무 획일화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헌법재판관 구성은 보수와 진보의 균형을 어느 정도 맞출 필요가 있는데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친 것 같다"며 "추천된 분들이 개개인으로 볼 때는 훌륭한 법률 지식과 인품을 갖고 있지만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데는 아무래도 부족한 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관계자는 "헌법재판관 인사가 대법관 인사와 차이가 하나도 없다"며 "현직 판·검사의 승진과 검찰 몫 챙기기로 요약되는 인사"라고 지적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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