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민성 기자]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독극물은 VX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알려진 화학무기용 물질 가운데 가장 독성이 강하다. 사람의 피부 접촉 시 위험성이 높아 즉각 씻어내야 한다. 때문에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지목된 두 명의 여성이 범행 직후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여성 용의자 한 명인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티 아이샤는 고개를 저었다.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인 뉴스트레이츠타임스는 25일 주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대사관의 안드레아노 어윈 부대사의 발언을 인용해 아이샤는 ‘TV쇼를 위한 장난으로 믿었고, 건네받은 물질은 베이비오일로 생각했다’고 주장한 사실을 보도했다. 안드레아노 부대사는 이날 구금된 아이샤를 30분 동안 면담했다.

이어 안드레아노 부대사는 아이샤가 ‘속았다’고 피력한 데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현지 기자들에게 “아이샤는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한 일이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다고 말했다”면서 그 대가로 400링깃(약 10만2000원)을 받은 것과 면담 중 ‘제임스’, ‘장’ 등의 이름이 언급된 사실을 전했다. 해당 이름은 말레이시아 경찰이 사건 용의자로 지목한 북한 국적의 리지우의 영문 이름과 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면담에서 아이샤의 독극물 부작용을 발견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말레이시아 경찰이 조사 과정에서 독극물 부작용 증세로 구토했다고 밝힌 여성 용의자는 베트남 국적의 도안티 흐엉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