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얼미터가 실시한 2017년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를 1월 1주차부터 3월 1주차까지 한 주 단위로 분석해본 결과,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90여일간 진행됐던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대통령 박근혜 파면”으로 끝났다. 60일 내 조기대선이 치러지는 만큼, 정치권은 곧바로 대선정국에 접어들게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정치권에서는 대선과 관련한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보수진영의 기대를 받았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혜성처럼 등장했다가 사라졌고, 손학규 전 대표는 국민의당 입당을 결정했다. 2심 무죄판결을 받은 홍준표 지사가 최근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탈당설이 끊이지 않았던 김종인 민주당 전 대표가 결국 탈당계를 제출한 사건도 있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문재인 대세론’이 더 단단해 졌다는 점이다. 다수의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20% 안팎의 박스권에 머물던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은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부침 없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에는 30%를 넘어 40%대 지지율까지 넘보는 형국이다. <관련기사 : 문재인 지지율, 부침없이 꾸준한 상승세>

문 전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척점에 서 있었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문 전 대표로 쏠렸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나 김무성 바른정당 전 대표 등 탄핵을 주도했던 세력에게는 아픈 대목인 것이 사실이다.

▲ 김무성 바른정당 전 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뉴시스>
실제 ‘탄핵소추’를 당 차원에서 가장 먼저 접근한 당은 국민의당이었다. 국민의당이 탄핵을 언급할 당시, 문 전 대표가 “명예로운 퇴진”을 말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당으로서는 다소 억울할 수 있다.

박지원 대표가 11일 자신의 SNS에 남긴 글에서도 이 같은 심경이 묻어난다. 박지원 대표는 “헌재의 탄핵 선고는 위대한 국민이 만드신 승리이고 국회 탄핵안 통과 전략은 국민의당이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민주당은 (탄핵안 가결 당시) 국민의당에 대한 문자폭탄과 마타도어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해 바른정당 인사들도 억울한 심경은 비슷하다. 탄핵소추안 의결에 결정적인 공헌을 하고도, 그에 따른 정치적 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바른정당은 자신들이 세운 대통령을 직접 끌어내려야 한다는 점에서 큰 위험부담을 안고 시작했다. 그만큼 절박함이 컸기에 탄핵기각 시 의원직 총사퇴라는 배수진도 쳤다. 김무성 전 대표 개인적으로는 탄핵과 개헌론 설파의 ‘순수성’을 입증하기 위해 대선불출마 선언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쉽사리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탄핵심판을 거치는 동안 당 지지율과 대선 예비후보들의 지지율 하락을 동시에 경험하는 등 위기상황을 맞이했다. 정병국 대표를 포함해 당 지도부는 탄핵선고가 끝나자 여기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현재 바른정당은 대선 전 사실상 마지막 도약의 기회를 엿보는 상황이다.

김 전 대표는 이와 관련해 한 라디오 방송에서 “ 박근혜 정권이 악이기 때문에 그 반대편 끝에 있는 문 후보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그러나 문 후보도 아직 당선권에 진입은 못하고 있다”며 “나머지 분들이 더 분발하고 힘을 합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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