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주주총회 시즌이 마무리됐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증권사 주주총회 시즌이 마무리됐다. 대부분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연임에 성공했다. 물론 새로운 경영인이 등판한 곳도 있다. 올해는 초대형 IB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새로운 시장 환경이 펼쳐질 것으로 예고돼 CEO들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 연임 대세 속에서 일부 증권사 경영진 교체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업계의 주주총회 시즌은 지난 24일 기점으로 마무리 수순을 맞았다. 이날에만 16곳의 증권사가 일제히 주총을 열었다. 증권사들은 저마다 사외이사 선임을 비롯해 배당, 재무제표 승인 등 각종 안건들을 처리했다. 대표이사 재선임이나 신규 선임을 확정한 곳도 상당했다. 

경영진 교체 폭은 예상보다 소폭에 그쳤다는 평이다. 증권사들은 대부분 기존 대표이사의 재신임을 줄줄이 결정했다. 우선 증권업계 최장수 CEO인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또 다시 기록 갱신에 성공했다. 23일 열린 주총에서 한국투자증권은 유 사장의 10번째 연임을 확정했다. 이에 유 사장은 11년째 한국투자증권을 이끌게 됐다. 

이외에는 김신 SK증권 사장,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서명석·황웨이청 유안타증권 공동대표와 고원종 동부증권 사장, 홍원식 이베스트투자증권 등도 잇따라 연임이 확정됐다. 고 사장은 3년 연임에 성공하며 장수 CEO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변화보다는 경영 연속성을 통해 안정화를 꾀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새로운 CEO 체제가 출범한 곳도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대표적이다. 신한금융투자는 강대석 전 사장의 후임으로 17일 김형진 신임 사장을 신규 선임했다. 강 전 사장은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경영진 세대교체 흐름 속에서 물러났다. 김 사장에 대해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노조에서는 김 사장에 대해 금융투자업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진다며 반발을 한 바 있다.

김 사장은 1983년에 신한은행에 입행해 인사부장, 가치혁신본부장, 경영기획 담당 부행장, 기업금융 담당 부행장을 거쳐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신한금융투자의 비상임이사로 근무한 경력 외에는 관련 전문성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우려를 딛고 경영 역량을 증명하는 것이 중요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증권사 CEO 무거운 어깨… 차별화 전략 마련 '숙제'

흥국증권도 신임 CEO로 교체됐다. 흥국증권은 주원 전 KTB투자증권 대표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발탁했다. 조 대표는 쌍용투자증권(현 신한금융투자)과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을 거치면서 자산운용과 법인영업, 마케팅 분야를 두루 경험한 인사다.

이용배 HMC투자증권 대표는 이번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로 공식적인 이름을 올렸다. 이 대표는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승진에 성공하며 지난 1월부터 대표이사 업무를 수행해왔다. 김흥제 전 사장은 임기 만료를 3개월 앞두고 고문으로 물러났다.

▲ 초대형 IB 출연에 따라 업계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뉴시스>
HMC투자증권은 이용배 사장 출범과 함께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염원하던 사명 변경이 확정됐다. HMC투자증권은 오는 7월부터 현대차투자증권으로 간판을 바꾼다. HMC투자증권은 사명 변경을 통해 현대자동차그룹 소속 증권사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브랜드 파워를 이용한 시장 인지도 상승으로 재도약의 활로를 마련할 방침이다. 

통합법인 출범 첫 해를 맞은 미래에셋대우는 조웅기 사장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당초 마득락 사장도 사내이사 선임안도 함께 예정이었지만 내부적인 사정으로 철회됐다. 일부 사외이사의 사임으로 지배구조법상 사외이사 과반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주총을 마무리한 증권업계는 시장 변화 추세에 맞춘 경영 전략 마련에 몰두할 방침이다. 초대형 IB 간의 경쟁도 본격화된다.

올해는 미래에셋대우를 필두로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초대형 IB 5곳이 동시에 출범해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대형사들은 저마다의 차별화된 전략으로 해외 투자와 대체 투자, 자산관리 등의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들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한 중소형 증권사들이 어떤 생존전략을 마련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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