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쿠나마타타 아프리카/이규인 저/발언 미디어/320쪽/1만4,800원/2017년 3월 25일 출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아프리카는 우리에게 유독 먼 대륙이다. 지리적인 거리 뿐 아니라, 정서적인 거리도 멀다. 다른 대륙에 비해 여행이나 유학, 그리고 다양한 문화교류가 극히 적다. 오히려 동물을 다룬 프로그램이나 각종 다큐멘터리를 통해 그곳의 전혀 다른 풍경과 삶을 접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프리카는 여전히 ‘뒤처진 대륙’으로 여겨진다. 가난하고, 발전이 더디고, 위험한 곳이란 인식이 주를 이룬다. 물론 틀린 것은 아니다. 아프리카엔 극도로 가난한 나라와 사람들이 적지 않다. 내전 등으로 위험한 곳도 많다. ‘최첨단’보다는 자연에 더 가까운 것 역시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더 나은 가치나 행복을 의미한다고 할 수는 없다. 맨발로 걷는 대신 자동차를 탄다고, 움집 대신 고층 아파트에 산다고 더 행복한 것은 결코 아니다. 어쩌면, 과거에 머물고 있는 아프리카 대륙의 모습이 인간 본연의 가치에 더 가까울 수 있다. 기술의 발전이 반드시 인류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쿠나마타타 아프리카>는 25년간 전 세계 100여 개국을 돌며 세계문화유산을 살펴온 저자가 8차례에 걸쳐 아프리카 15개국을 방문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목에 붙은 ‘하쿠나마타타’는 아프리카 남동부 지역 언어인 ‘스와힐리어’로 “잘될 것이다”라는 뜻이다. 아프리카 사람들의 긍정적인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여행을 할 때 철저한 현지화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현지음식을 먹으며 그들의 삶 한복판으로 들어간다. 덕분에 현지주민과 분쟁이 생겨 경찰서에 가고, 재판을 받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아프리카 여행은 더 큰 선물을 만나게 했다. 아프리카의 ‘원초적 에너지’는 몸과 마음에 쌓인 독을 치유해줬고, 삶의 활력을 선사했다. 가족과 함께한 여행에서는 가족과의 진정한 소통법도 배웠다.

우리에겐 낯설고 멀지만, 그 어느 곳보다 순수함이 살아있는 곳. 아프리카에서의 생생한 이야기를 <하쿠나마타타 아프리카>를 통해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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