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병오 형지그룹 회장.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교복브랜드 ‘엘리트’로 유명한 형지엘리트가 실적과 재무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3년에 형지그룹에 인수된 이후 부진을 거듭했던 형지엘리트는 중국 시장 개척과 종속 자회사들의 적자 폭 감소로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 적자 자회사 실적 개선 '기대감'

최병오 형지그룹 회장은 올해 그룹 전체 매출 목표를 1조3,000억원으로 잡았다. 패션 브랜드 리뉴얼, 새로운 먹거리 발굴, 유통사업 강화 등을 통해 정체된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서는 적자 계열사들의 턴어라운드도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그 중 하나가 형지엘리트다. 지난 2013년 최 회장이 야심차게 인수한 이 회사는 ‘엘리트 학생복’으로 유명한 국내 최대 교복업체다.

그러나 아직까지 인수 시너지는 기대치를 밑돌고 있는 모습을 보여왔다. 업황 침체로 내수 시장이 예전만 못한데다 종속 자회사의 부진으로 최근 몇 년간 실적(연결기준)은 급격히 악화됐다. 형지엘리트는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2014년 여성 캐주얼 브랜드업체 ‘라젤로’, 2015년 제화브랜드 ‘에스콰이어’를 각각 인수했다. 에스콰이어를 인수하면서 차입금이 급등, 재무지표가 악화되기도 했다.

6월 결산법인인 형지엘리트는 2015 회계연도(2015년 7월~2016년 6월)에 부채비율은 200%까지 올랐다. 이는 전년도 106%에 비해 2배 이상 오른 수치다. 자회사의 적자에 발목 잡혀 실적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61억원, 당기순손실은 240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16.2% 줄어든 19억 원에 머물렀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조금씩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우선 적극적인 부동산 매각으로 재무 지표는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형지엘리트는 지난해에는 금천구 사옥과 형지에스콰이아 성남공장 매각으로 330억원을 확보, 차입금을 상환했다. 최근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부채 총계는 1,203억으로 작년 6월말(1,383억)보다 13% 가량 줄었다. 부채비율도 181%대로 낮아졌다.

◇ 중국 교복 시장, 새로운 먹거리 되나

종속 자회사인 에스콰이어도 재무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7일 공시를 통해 형지엘리트는 “형지에스콰이아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부산에 위치한 상가 건물 및 토지 매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 형지엘리트 2017 상해 국제 교복 박람회 전시장. <형지엘리트>

작년 하반기부터 적자폭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7월부터 올해 3월말까지 영업손실은 14억원 규모다. 이는 전년 누적 3분기(2015년 07월~2016년 3월) 영업손실액인 25억원 보다 개선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도 30억원으로, 전년(-197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에스콰이어가 적자폭을 낮춘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최 회장은 형지엘리트, 에스콰이어 등 계열사의 흑자경영체제를 구축해 그룹 매출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목표다. 시장에서도 서서히 기대감이 형성되는 모습이다. 특히 형지엘리트가 올해 중국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형지엘리트는 지난해 12월 빠오시니아오 그룹과 현지 합작법인인 상하이엘리트의류유한회사를 설립해 교복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상해, 항저우, 난징, 원저우 지역 내 유명 국제학교, 사립학교 등 300여개 학교를 대상으로 영업 활동을 진행 중이며 올해 신학기부터 교복을 납품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중국 상해 국제엑스포전시관에서 진행된 ‘상해 국제 교복 박람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중국 교복 시장 규모는 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중 관계 개선으로 사드 경제 보복 해제에 대한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어 성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형지엘리트 관계자는 “올 상반기까지 영업조직과 생산 등의 기틀을 딱는 작업을 진행했다”며 “중국은 9월에 신학기가 시작돼 현재 한창 입찰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자회사 에스콰이어의 적자 폭은 줄어들고 있다. 유통 채널과 제품이 개선되고 있어, 올해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형지엘리트는 지난달 홍종순 대표가 사퇴하면서 최병오 회장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이전까지는 최병오·홍종순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 바 있다. 이에 최 회장이 형지엘리트를 제 궤도에 놓을 수 있을지에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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