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오 형지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혜원 형지I&C 대표이사가 형지엘리트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돼 이목을 끌고 있다. /형지그룹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최병오 형지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혜원 형지I&C 대표이사가 형지엘리트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돼 이목을 끌고 있다. 

◇ 내달 15일 주총… 형지엘리트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 

교복 제조업체인 형지엘리트는 내달 15일 오전 9시 임시 주주총회을 열고 최혜원 대표를 형지엘리트의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형지엘리트는 지난해부터 신규 사내이사 선임에 난항을 겪어온 곳이다. 지난해 9월 주총에서 당시 이종철 형지엘리트 부회장을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올렸지만 부결됐다. 해당 주총에선 최병오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과 장해일 사외이사 신규 선임안만 원안대로 통과됐다. 최 회장은 형지엘리트의 대표이사도 겸임하고 있다. 

이후 형지엘리트는 지난달 31일 주총에서 노길주 사업본부 본부장과 조대연 생산본부 본부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지만 이 역시 불발됐다. 두 사람 모두 표결에 따라 부결됐다. 이에 이번에 다시 신규 사내이사 추천이 이뤄진 셈이다. 

이번 사내이사 후보의 경우, 오너2세라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980년생인 최혜원 대표는 최 회장의 장녀로 2008년 패션그룹형지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시작한 인사다. 최 대표는 형지 전략기획실장과 형지I&C 캐리스노트 사업부 상무를 거친 뒤 2016년 형지I&C 대표이사에 선임돼 현재까지 경영 전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아울러 그룹의 지배구조 핵심 축인 패션그룹형지(보유 지분율 7.32%), 형지리테일(31%), 형지I&C(3.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 대표의 동생인 최준호 씨도 세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 중이지만 아직까지 경영 전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상태는 아니다. 최준호 씨는 패션그룹형지 4.73%. 형지리테일 20%, 형지I&C 3.11%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최씨는 패션그룹형지 내에서 경영혁신팀 차장 등을 맡으며 경영 수업을 밟고 있다고 알려졌을 뿐, 이외에 구체적인 활동은 드러나지 않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최 대표가 형지엘리트 사내이사로 후보로 이름을 올리자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 오너 일가, 형지엘리트 지배력 강화되나  

일단 형지엘리트에 대한 지배력 강화 차원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형지엘리트의 최대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패션그룹형지로 지분 16.58%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형지I&C 8.21%, 형지리테일 7.33%가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외에 최 회장의 아들인 최준호 씨가 617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오너일가의 직접 보유 지분은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최근에 양상이 달라졌다. 최 회장이 지난 3월부터 이달 초까지 잇따라 차례 지분을 매입, 형지엘리트의 자사주 7만1,300주를 매입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의 형지엘리트 보유 지분은 0%에서 0,23%로 확대됐다.

이런 가운데 장녀인 최 대표가 신규 사내이사 후보에 추천되자 형지엘리트에 오너 일가의 영향력 확대 수순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물론 이런 오너일가의 행보가 단순한 책임경영 강화 차원이라는 해석도 있다. 형지엘리트는 실적과 주가가 모두 부진한 양상을 보여 온 곳이다. 6월 결산법인인 형지엘리트의 반기보고서(2019년 7~12월) 살펴보면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1억, 당기손손실은 14억원을 기록했다. 형지엘리트는 수년째 적자에 빠져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가도 최근 몇 년간 지지부진한 양상을 이어왔다. 2018년 3월경 5,000원대 선까지 올랐던 주가는 2년 새 1,000원대 선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최근에 코로나19 악재로 증시가 흔들리면서 지난달 23일엔 장중 한때 주가가 644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이에 책임경영 차원에서 최 회장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형지엘리트 측은 이번 사내이사 선임 배경에 대해 조심스럽 입장을 밝혔다. 형지엘리트는 “추후 공시될 주주총회 결의(30일 예정)에 신규 사내이사 선임 배경에 대한 추천사유가 공지될 예정”이라며 “아직 소집공고 전이라 현재로서는 답변 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형지엘리트는 다음달 주총에서 감사 선임 안건도 상정한다. 형지엘리트는 문찬곤 현 상근감사를 감사 후보로 추천할 예정이다. 형지엘리트는 지난해 9월과 올 3월 주총에서 그의 선임안건을 상정했지만 의결 주식수 부족으로 감사 선임이 부결된 바 있다. 과연 이번에는 주총 안건을 무사하게 통과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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