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섬나가 돌아왔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세월은 흐르고, 또 변한다. 불과 4년 전, 대통령에 당선돼 활짝 웃었던 박근혜는 이제 감옥에 갇힌 채 재판을 받는 처지가 됐다. 박근혜 시대가 남긴 아픈 상처 ‘세월호’는 육지로 올라온 지 오래다. 그리고 잠시 잊혔던 이름이 다시 뉴스에 등장했다. 유섬나다.

유섬나는 7일, 한국 땅을 밟았다. 세월호 참사 직후 고(故) 유병언 일가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 작전이 펼쳐진 가운데, 해외에 머물렀던 유섬나다. 당시 고 유병언은 경찰의 검거를 피해 도주하다 끝내 숨진 채 발견됐고, 장남 유대균은 붙잡혀 옥살이를 했다. 유섬나 역시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유섬나는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 앞에 섰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차근차근 말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말 속엔 박근혜를 향한 가시가 담겨있었다.

유섬나는 도피한 적이 없다고 강조하며 ‘무자비한 공권력’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 당시 정치권들이 어떻게 했는지 여러분이 다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매일매일 물이 닿을 때마다 아픈 가슴을 주체할 수 없다”며 북받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재차 자신을 향한 의혹 및 수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정권이 교체되길 기다렸느냐는 질문엔 “세상이 바뀌길 기다렸다”고 답했다.

박근혜는 탄핵되고, 구속되고, 또 재판을 받고 있지만 이른바 ‘세월호 7시간’이라 불리는 그날의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리고 당시 구조에 실패한 정부, 그리고 일부 정치권은 국민적 분노를 고 유병언 일가로 돌리기 위해 애썼고, 결과적으로 이는 성공했다.

하지만 고 유병언의 죽음부터 세월호와 구원파 등을 둘러싼 여러 의혹은 여전히 많은 부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의미 있는 시점에 돌아온 유섬나를 통해 새로운 진실이 밝혀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박근혜 정권을 향해 가시 돋친 말을 꺼낸 유섬나. 그녀의 입에서 또 다른 박근혜의 진실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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