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자회사 SK TNS, 전체매출 98% 내부거래로 발생

SK건설의 자회사인 SK TNS의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이 98%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SK건설과 SK TNS 본사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SK관훈빌딩 전경. <네이버 거리뷰>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SK건설의 자회사이자 정보통신망 사업에 종사하고 있는 SK TNS. 지난 2015년 SK건설의 품을 떠나 독립을 선언한 이 회사의 자립성은 사실상 ‘제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이 98%를 기록하면서, 한해 일감 대부분을 그룹에서 얻고 있는 것. IT계열사들뿐 아니라 모기업인 건설사까지 나서 홀로서기를 선언한 TNS의 뒷바라지에 열심인 모습이다.

◇ 홀로서기 2년차… 엄마 품 못 떠난 ‘캥거루 기업’

18일 본지가 금융감독원에 공개된 SK TNS의 감사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이 회사의 그룹 의존도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해 매출의 전액 가까이를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해 얻고 있었다.

81%. 지난 2015년 SK TNS의 내부거래 비중이다. SK건설의 U-사업부가 물적분할 돼 독립 법인이 설립됐던 9월부터 12월까지 SK TNS는 1,739억2,1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는데, 이중 81%에 해당하는 1,425억8,200만원이 그룹 간 거래에서 발생했다.

TNS의 홀로서기에 도움을 준 1등 공신은 단연 SK텔레콤이었다. TNS의 사업영역이 유‧무선 네트워트 설계와 철도, 항만 등에 통신 시스템을 구축하는 ICT 분야다 보니, 자연스레 사업 연계성이 높은 텔레콤과의 거래가 활발했다. 2015년 하반기 매출의 절반 가량인 889억1,600만원이 텔레콤의 발주를 통해 이뤄졌다.

인터넷 통신업체인 SK브로드밴드의 든든한 지원도 한몫했다. TNS의 4개월 매출의 3분의 1 정도인 527억3,200만원이 브로드밴드와의 거래였다. 나머지 9억3,400만원은 지분 100%를 보유한 지배기업 SK건설이 담당했다. 이외에도 SK TNS는 모기업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SK건설 본사로 사용되고 있는 서울 인사동 관훈빌딩에 본사가 위치해 있으며, TNS의 대관업무도 현재까지 SK건설이 맡고 있다.

또한 전임 박성윤 대표를 이어 TNS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홍 대표는 SK건설에서 전략지원실장을 지낸 인물이며, 김문호 사내이사 역시 SK건설에서 PDC팀장을 역임했다.

98%. TNS가 본격적인 독자 경영에 돌입했던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이다. TNS가 기록한 4,336억원의 매출 가운데 4,265억원이 계열회사 간 거래에서 나왔다. TNS는 한해 매출의 1.6%(70억원)만을 자발적으로 벌어들인 전형적인 ‘캥거루 기업’인 셈이다.

TNS가 SK건설의 U-사업부 시절에 비등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역시 텔레콤의 역할이 컸다. 텔레콤과의 거래금액은 3,099억8,500만원이었다. 특정 계열사 연매출의 71%를 사업 연관성이 높은 다른 계열회사가 책임져 준 것이다. 지난해 브로드밴드도 1,110억2,200만원 규모의 일감을 TNS에 제공했다.

이외에도 SK건설이 54억8,600만원을, SK그룹의 또 다른 ICT계열사인 테크엑스가 신규 거래처로 등장하면서 1,200만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

이와 관련 본지는 TNS의 모기업이자 홍보 업무를 관장하고 있는 SK건설 측에 수차례 공식적인 입장을 요구했으나, 관계자로부터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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