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닉스전자는 지난 10년간 최대 배당성향 224%에 이르는 초고배당을 실시해 이충구 회장(사진) 일가에 326억원을 안긴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 / 유닉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헤어드라이기와 고데기 등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이미용 기업인 ‘유닉스 전자’. 대기업 가전업체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뷰티 분야에서만큼은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강소기업으로 우뚝 선 유닉스전자의 성공 이면에는 그간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그늘’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닉스는 한 해 회사 순이익에 버금가는 수십억원의 돈을 배당금이라는 명목 아래 오너일가에 지급하고 있었다. 10년간 이충구 회장 일가가 고배당으로 벌어들인 돈만 326억원에 달했다.

◇ 오너 일가 10년 배당금만 326억원

유닉스에서 고배당의 흔적이 보이기 시작한 건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몰아치기 직전인 2007년, 당기순이익 83억3,187만원을 달성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유닉스에서는 통큰 배당이 이뤄졌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공개된 유닉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순이익의 133.86%에 해당하는 111억5,316만원이 배당금으로 지급됐다.

2008부터 2010까지는 잠시 소강상태였다. 이 기간 동안에는 2009년에만 18억5,886만원이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돌아갔다. 액수만 놓고 봤을 때 호실적을 냈던 2007년의 5분의 1정도에 불과하지만, 배당성향은 90.42%로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224.57%. 2011년 유닉스가 집행한 배당금의 배당성향이다. 매출 453억2,315만원과 영업익 44억3,082만원, 당기순이익 35억5,926만원의 성적표를 받아든 유닉스는 순이익의 두 배가 넘는 79억9,309만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했다.

두 차례(중간배당 29억7,417만원, 연차배당 50억1,892만원)에 걸쳐 이뤄진 배당 수혜는 고스란히 오너 일가에게 돌아갔다. 유닉스는 이충구 회장을 포함한 부인과 세 딸이 100% 지분을 보유한 가족회사다.

그해 지분 29.4%를 보유한 1대주주인 이충구 회장에게 23억4,996만원이, 광복(22.4%)‧원복(23.3%)‧연복(22.6%) 세 딸에게는 18억원 가량씩 고르게 분배됐다. 유일한 ‘소액주주’인 이 회장의 부인 김광자(2.3%)씨에게 1억8,384만원이 지급됐다.

이듬해인 2012년 유닉스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가 감지됐다. 최대주주가 바뀌기 시작했다. 창업자이자 오너인 이충구 회장의 지분율이 감소세로 돌아선 대신, 세 딸의 지분율이 증가했다. 특히 막내 딸인 연복씨의 지분 변화가 눈에 띄는데 2012년 2대 주주(25.2%)로 올라서더니, 3년 만에 언니들을 제치고 최대주주(33.41%) 자리를 꿰찼다.

◇ 이한조-이연복 대표 부부… 배당 최대 수혜자 등극

이는 2013년 유닉스 사장으로 취임한 남편 이한조 대표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검사 출신인 이한조 사장은 2004년 이충구 회장의 셋째 사위 자격으로 회사에 합류해 전략경영실 상무, 부사장 등을 거쳐 2013년부터 유닉스의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유닉스의 지분 변화에 지각변동이 일기 시작한 2012년(배당성향 40.16%)과 2013년(배당성향 53.16%)에 각각 오너 일가에게 20억4,474만원씩 지급한 유닉스는 2014년 한 차례 휴식기를 갖는다. 셋째 딸인 연복씨가 1대 주주로 올라선 2015년 다시 배당성향 70.94%에 이르는 고배당을 집행해 52억480만원을 이충구 회장 일가에 수여했다.

유닉스는 지난해 역시 전년과 같은 52억480만원을 배당금에 사용했는데,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14억 가량 증가하면서 배당성향은 59.42%로 하락했다.

이충구 회장 일가가 회사의 고배당 정책으로 부를 축적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유닉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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