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말 뭍으로 인양돼 4월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의 모습. 코리아쌀베지 작업자들이 육상 거치된 세월호 선체에서 나온 펄·장애물 제거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세월호, 다 마무리된 것 아니었어요?”

식당에 있던 한 남성이 쏟아낸 반문에 주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 거렸다. 사실인지 아닌지 도통 헷갈리는 눈치였다. 한동안 뜨거웠던 세월호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하다는 방증인 셈이다. 실제 문재인 정부 들어 세월호 문제가 급물살을 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5명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상태다. 수색은 이달 말 마무리 될 예정이지만, 가족들의 기다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희생자 유족들 “세월호에 지속적 관심 가져달라”

지난 3월말 뭍으로 올라온 세월호는 현재 목포신항에 거치돼 있다. 인양 직후 수색작업이 시작돼 현재까지 미수습자 수습이 진행돼왔다.

수색 성과는 컸다. 실종자 유해가 다수 발견됐고, 핸드폰을 비롯한 유류품도 수천점 찾았다. 하지만 여전히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 있다. 단원고 남현철·박영인 학생, 단원고 양승진 교사, 권재근 씨와 아들 권혁규 군 등 5명이다. 현재도 300명이 넘는 작업자들이 전남 목포신항과 진도 앞바다에서 5명의 미수습자를 찾기 위한 사투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들의 뼛조각도 찾지 못한 상황이다.

그만큼 사정이 녹록지 않다. 앞서 정부는 특수장비를 투입해 수숭수색 및 침몰해역에 대한 잠수수색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태풍 ‘탈림’의 영향으로 일시중단한 상태다. 작업은 17일께 재개할 예정으로 알려진다.

남은 시간 또한 많지 않다. 해양수산부는 일단 이달 말을 수색종료 기한으로 잡았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광범위하게 더 수색을 해달라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이달 말까지 모든 수색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으로 전해진다.

세월호 희생자 고(故) 임세희 양의 아버지 임종호 씨는 경기 수원지역 시민 단체들이 주최한 촛불 집회에 참석해 “세월호에 지속된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13일 오후 경기 수원역 로데오거리에서 열린 ‘수원 촛불 리부트(reboot) 촛불 들기 딱 좋은 날’ 집회에서 시민들이 MBC·KBS 파업지지 및 신고리 원전 탈핵 찬성, 세월호 진상 규명 등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13일 수원역 로데오거리에서 열린 ‘수원촛불 리부트’는 다산인권센터와 수원지역 시민단체로 구성된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 주최로, 시민들이 방송사의 파업이나 세월호 진실규명 등 사안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취지로 열린 행사다.

이날 행사에서 임씨는 세월호 진실규명과 조속한 미수습자 수습과 관련해 “국민들의 지속된 관심이 있어야 제2기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구성 등에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이전 정부와는 세월호 문제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지만, 계속된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관심이 가장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이달 말 모든 수색활동이 마무리되면 선체조사위가 본격적인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활동 기한은 최장 10개월이다. 여기에 오는 11월 ‘2기 특조위’가 출범하게 되면 선조위와 2기 특조위가 함께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앞서 지난 6월, 1차 수색종료를 앞두고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세월호 수색종료는 미수습자를 다 찾았을 때”라고 강조했다. “수색이 종료되면 세월호에서는 더 이상 실종자라는 말이 쓰이지 않기를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5명을 향한 간절한 기다림이 미완으로 남지 않도록, 다시 한번 국민들의 관심과 염원이 필요한 때다.

한편 정부는 9월 이후 상황에 대해 가족들과 계속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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