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스의 오너 2세인 손태희 사장의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퍼시스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가구업계 오너 2세 경영인들이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부터 주요 직책을 맡으며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사무용가구 업계 1위 퍼시스의 오너 2세인 손태희 부사장도 그 중 하나다. 특히 지난 3월 아버지이자 창업주인 손동창 회장이 경영일선에 물러나면서 그의 행보에는 더욱 힘이 실렸다. 다만 풀어야 할 숙제는 적지 않다. 경영 능력과 승계 지분 확보 면에서는 물음표를 달고 있어 승계 작업이 가속화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 초고속 승진… 경영능력은 물음표 

손태희(38) 부사장은 지난해 말 퍼시스 정기 인사에서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2010년 평사원으로 입사한 지 6년 만이다. 손동창 회장의 장남인 손 부사장은 입사한 뒤 그룹 주요 회사인 시디즈와 퍼시스 등을 돌며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퍼시스그룹은 지주사격인 시디즈를 중심으로 퍼시스, 일룸, 팀스, 바로스 등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손 회장은 시디즈의 지분 80.51% 보유하며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손 부사장은 그룹 지배구조 핵심인 시디즈 경영기획실장을 맡다가 2014년 퍼시스 상무로 이동하면서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입사 4년만에 이사회 멤버가 된 그는 지난해 말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입지를 높인 상황이다.

물론 이같은 초고속 승진을 두고 곱지 않는 시선이 제기되기도 했다. 경영 능력에 대한 확실한 검증 없이 오너 자제라는 이유로 고속 승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현재도 경영 능력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달려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그가 글로벌 사업이나 미래 먹거리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퍼시스 측은 “현재 경영기획 분야를 전담하고 있다”라는 입장만을 전했다.

퍼시스는 국내 사무용 가구 시장이 정체기에 돌입하면서 성장세가 예년만 못한 편이다. 지난해 매출은 2,316억원, 영업이익 168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4.94%, 29.1% 감소했다. 이에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의료용 가구 사업 등 신성장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퍼시스는 지난 5월 2021년까지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손 부사장이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 지분 승계작업 안갯속

또 다른 숙제는 지분 확보다. 손 부사장은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시디즈의 보유 지분이 0.78%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지배 지분 확보 작업이 이뤄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벌써부터 각종 추측과 분석이 난무하고 있다.

유력한 시나리오로는 시디즈가 계열사 일룸을 흡수합병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손 부사장은 일룸의 지분 29.11%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다. 일룸은 최근 몇 년간 매출 규모를 키우며 기업 가치가 올라가고 있는 곳이다. 또한 계열사 팀스를 이용한 승계 발판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올해 시디즈는 계열사 팀스의 보유 지분 40.58%를 일룸에 전량 매각했다. 이 회사는 실적은 썩 좋지 못하지만 재무 자산 가치가 준수한 편이다. 일각에선 일룸이 팀스와의 합병을 통해 기업가치를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아직까지 지분 승계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다. 잡음 없이 승계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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