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재계에서 주목받는 여성 CEO 중 하나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인 이 사장은 지난 2010년 12월 호텔신라 사장으로 취임한 후, 탁월한 경영 감각을 선보여 왔다. 최근 사드 악재 속에서도 선방한 실적을 내며 성과도 거뒀다. 다만 일자리 정책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운 평가도 나온다. 호텔신라의 전체 직원 5명 중 1명은 기간제 근로자다. 업종 특성상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고 하지만 ‘좋은 일자리 확대’를 위한 노력 면에서는 물음표를 남기고 있다.

◇ 직원 5명 중 1명 비정규직… 간접고용 인력까지 합치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최대 화두는 단연 ‘일자리’와 ‘정규직 전환’이다. 새 정부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일자리를 확대하는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 같은 일자리 정책은 공공기관을 넘어 민간 기업에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주요 굵직한 대기업들은 경쟁적으로 일자리 확대안을 쏟아내고 있다. 호텔업계에서는 한화호텔&리조트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한화그룹은 한화호텔&리조트의 비정규직 직원 660여명을 정규직으로 일관 전환하기로 했다.

이에 다른 상위 호텔 기업들의 동참이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잠잠하다. 비정규직 직원 비율이 적지않은 호텔신라도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호텔신라의 전체 직원(2,369명)의 20.6%인 490명은 기간제 근로자다. 이들 중 86%는 호텔&레저부문에 종사하고 있다. 나머지는 면세점 사업을 담당하는 TR부문 종사자다.

이전 5년간 비정규직 비율은 17~22% 수준을 보였다. 전체 직원 수 대비 비정규직 비율은 2011년말 24%, 2012년 17.9%, 2013년 19.6%, 2014년 21.9%, 2015년 17.3%로 각각 나타났다. 가장 최근인 지난 6월말에는 22.06%로 나타났다. 5명 중 1명은 비정규직 근로자인 셈이다.

◇ 정부 일자리 확대 드라이브에도 '잠잠'

여기에 공시에 기재되지 않는 초단기 아르바이트생과 간접 파견 고용된 인력까지 포함되면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더 늘어나게 된다. 호텔업종은 객실 청소와 경비, 조경 등 업무 분야에 한해, 파견 및 용역 근로자를 고용하는 게 일반화돼있다. 또 성수기 시즌이나 각종 이벤트 행사 때 시간제 근로자를 단기간 고용하는 경우가 많다.

호텔신라

물론 다른 호텔들 역시 비정규직 비율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롯데호텔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비정규직 비율은 19.91%에 달한다. 다만 롯데호텔 측은 “인턴 근로자나 단기 근로자를 빼면 비정규직 비율이 높지 않는 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호텔신라의 경우, 타사와 달리 오너 경영인 체제라는 점에서 사정은 조금 다르다. 전문경영인 보다 추진력 있는 의사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간 사회적 책임 경영을 강화해온 이부진 사장의 리더십에 대한 기대도 있다.

호텔신라 측은 채용 확대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업계에선 호텔신라가 인건비 상승 부담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호텔신라는 ‘사드 악재’에 직격탄을 맞아 면세점 사업이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호텔사업 분야 실적이 면세점 부진을 뒷받침해주면서 실적 방어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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