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명절을 맞아 본격적인 귀성 행렬이 시작된 가운데, 부산에서 이른바 ‘살인개미’로 불리는 ‘독개미(붉은개미·사진)’가 발견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추석명절을 맞아 본격적인 귀성 행렬이 시작된 가운데, 부산에서 이른바 ‘살인개미’로 불리는 ‘독개미(붉은개미)’가 발견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항에서 ‘독개미’가 발견된 것은 지난 9월 28일 부산항 감만부두에서다. 감만부두 2선석 컨테이너 적재장소에서 독개미 25마리가 발견된 데 이어, 29일 같은 장소에서 1,000여 마리가 서식하는 개미집이 발견됐다. 화물을 따라 외국에서 유입된 독개미가 대규모로 번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독개미(Red imported fire ant)’는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외래종으로 남미가 원산이다. 미국에서는 한 해 평균 독개미에 물린 100여명이 숨져 ‘살인개미’라고도 불린다.

적갈색의 몸길이 3~6㎜ 크기로 매우 공격적이며, 사람을 물면 불에 덴 듯한 심한 통증과 가려움증을 일으킨다. 심하면 호흡곤란 반응에 의한 과민성 쇼크로 사망할 수도 있다.

최근 호주나 일본 등지에서 사람에게 위협을 가하는 독개미가 지속적으로 발견되면서 우리나라도 독개미의 유입이 우려돼 왔다. 독개미는 주로 코코넛껍질과 주정박 등 수입식물 검역 과정에서 검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국은 지난 7월부터 전국 공항과 항만에서의 수입식물 검역을 강화하고 독개미 유입조사를 실시해왔다. 검역 장소 작업자와 방문자의 안전을 위해 독개미의 위험성을 알리는 포스터도 제작·설치한 바 있다.

부산항에 유입된 독개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종이다. 부산항만공사(BPA)는 독개미가 발견된 다음날인 9월 30일부터 곧바로 비상대책본부를 구성했다. 추석 연휴기간에도 쉬지 않고 가동한다. 현재 BPA는 부산항 감만부두 내 붉은 독개미 발견 구역 밖으로의 추가적인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검역당국과 함께 모니터링 강화, 방역업체 확보로 24시간 방역체계 마련 등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BPA 관계자는 “부산항이 전 세계 각 지역의 화물이 드나드는 세계적인 항만임을 감안 붉은 독개미와 같은 유사한 해충이 언제든지 유입될 수 있다고 보고 관련당국의 근원적인 해결 방안 마련에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도 2일 긴급회의를 소집, 대책을 논의한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이날 오후 3시 검역본부 국제회의실에서 환경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부산시, 국립생태원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붉은 독개미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편 검역본부는 부산항 감만컨테이너 야적장 관계자에게 야적장 통제 및 소독된 컨테이너만 반출하도록 요청하는 한편 독개미를 발견할 경우 검역본부로 신속히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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