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내정자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관료 출신 인사들이 금융권 주요 기관 수장 자리를 꿰차며 예전의 기세를 회복하고 있다. 과거 관료 출신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금융협회장 자리도 고위 경제 관료 출신들이 다시 한번 장악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차기 손해보험협회장(이하 손보협회장)에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내정됐다.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26일 3차 회의에서 김 전 위원장을 차기 손보협회장 단독 후보로 추대하기로 결정했다. 최종 선임은 31일 열리는 총회에서 회원사 찬반 투표를 거쳐 확정된다.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전 위원장은 재정경제부 출신으로 관세청장, 건설교통부 차관을 거쳐 2007~2008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이다.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금융 분야 공약 개발을 맡은 전력도 있다.

이로써 손보협회는 3년만에 관료 출신 협회장을 맞이하게 됐다. 손보협회장직은 관료 출신이 주로 맡아오다 2014년 민간 출신 회장이 들어선 바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낙하산’에 비판이 높자 LIG손해보험 사장 출신인 장남식 현 회장을 수장으로 선임했다. 비슷한 시기에 다른 금융협회(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 여신금융협회)도 민간 출신 회장을 줄줄이 맞이했다.

하지만 3년만에 과거의 인사 관행이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손보협회가 그 첫 테이프를 끊은 가운데 다른 금융권 협회장 인선에서도 관료 출신들의 약진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은행연합회장 후임에도 벌써부터 고위 경제 관료 출신이 다수 거론되고 있다.

앞으로 4개월 안에 3대 금융권 주요 협회장의 임기는 만료된다. 다음달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의 임기가 끝나는데 이어 12월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이 임기를 마친다. 또 내년 2월에는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의 임기가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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