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향토 주류기업 보해양조가 실적 악화의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보해양조>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광주의 토종 주류기업 보해양조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최근 보해양조 3세 임지선 대표가 좌천성 인사를 당한 가운데, 국내 사업을 총괄하는 채원영 대표이사마저 자리에서 물러날 뜻을 밝힌 것. 이런 가운데 80명 규모의 구조조정까지 착수하면서 보해양조는 실적 악화의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는 모양새다.

9일 <뉴스1>에 따르면 보해양조 채원영 대표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사표를 제출하지는 않았지만 사측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차기 대표로는 장인수 전 오비맥주 부회장이 거론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채 대표의 사의 소식에 업계는 놀랍다는 반응이다. 채 대표가 보해양조의 국내 영업을 전담하는 중책을 맡은 지 불과 두 달도 안 돼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보해양조는 오너가 3세인 임지선 대표를 해외 영업만을 전담케 하고, 공동 대표를 맡아왔던 채원영 대표에게 주력 시장인 국내 영업을 맡기는 인사를 단행했다.

당시 보해양조 측은 “유학 경험이 있는 임지선 대표가 해외 영업망 확대에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일 뿐”이라며 세간에서 제기된 좌천설을 부인했다. 임 대표 체제에서 선보인 신제품들이 시장의 환영을 받지 못하면서 적자 전환됐다는 사실에도 보해양조는 대표 인사와 실적과의 연관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보해양조의 위기감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은 이뿐만이 아니다. 보해양조는 올 초부터 나돌던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구조조정 규모는 약 80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다. 임직원들의 급여 반납이라는 고육책으로 위기를 극복하고자 했던 보해양조가 결국엔 구조조정 카드를 꺼낸 것이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채원영 대표님께서 실적 악화의 책임을 지고 사의하겠다는 뜻을 밝힌 건 맞다”면서 “아직 정확한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구조조정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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