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티’로 6년 만에 안방극장에 성공적으로 복귀한 배우 김남주. < JTBC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기다림은 길고 만남은 짧다고 했던가. 6년을 기다렸는데 벌써 이별이다. ‘시청률의 여왕’ 김남주의 브라운관 복귀작으로 관심을 모았던 ‘미스티’가 인기리에 종영했다. 그리고 김남주는 또 하나의 인생작을 추가했다.

1994년 SBS 4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남주는 드라마 ‘도시남녀’(1996), ‘남자 대탐험’(1996), ‘모델’(1997), ‘내 마음을 뺏어 봐’(1998)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도시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로 큰 인기를 얻었다.

2001년 ‘그 여자네 집’ 이후 잠시 공백기를 가졌던 김남주는 영화 ‘그 놈 목소리’(2007)와 드라마 ‘내조의 여왕’(2009)으로 성공적인 복귀를 했다. 2010년 드라마 ‘역전의 여왕’과 2012년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는 그해 연말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김남주는 연기력뿐만 아니라 시청률 면에서도 성공을 거두며 ‘시청률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된다.

“대본을 보고 이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흥분이 온몸에 전율처럼 다가왔다. 이런 작품이라면 내 40대 마지막 열정을 모두 쏟아내도 충분할 것 같았다.” (배우 김남주)

김남주가 ‘미스티’로 6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 JTBC 제공>

김남주는 최고 시청률 45.3%(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넝쿨째 굴러온 당신’ 종영 후 좀처럼 차기작을 정하지 못했다. 그런 그녀를 6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불러들인 작품은 종합편성채널 JTBC ‘미스티’(연출 모완일, 극본 제인)였다.

‘미스티’는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대한민국 최고의 앵커 고혜란(김남주 분)과 그녀의 변호인이 된 남편 강태욱(지진희 분)이 믿었던 사랑, 그 민낯을 보여주는 격정 미스터리 멜로물이다.

지난달 2일 첫 방송에서 3.5%의 시청률로 시작한 ‘미스티’는 24일 방송된 마지막 회에서 시청률이 8.5%까지 오르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같은 방송사에서 방송됐던 ‘품위있는 그녀’(2017)가 기록한 12.1%(이상 닐슨코리아 기준)를 넘어서진 못했지만 1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이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남주는 ‘미스티’를 통해 ‘시청률의 여왕’ 저력을 입증했을 뿐 아니라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사회부 말단 기자로 출발해 7년째 9시 뉴스 앵커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뢰도 1위의 언론인 고혜란 역을 맡아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을 향한 강한 집념을 보였던 혜란. 김남주는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력으로 주체적이고 당당한 혜란의 모습을 완벽히 표현해냈다. 또 살인 사건 유력 용의자로 지목되며 위기에 처한 불안한 모습부터 남편 강태욱에 대한 사랑을 깨닫는 모습까지 인물의 복잡한 심리를 세심한 연기력으로 깊이 있게 그려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진한 키스신과 파격 멜로도 선보였다.

무엇보다 김남주는 ‘대한민국 최고의 앵커’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이미지를 구축했다. 정확한 발음과 안정적인 톤, 신뢰감을 주는 목소리와 눈빛까지, 김남주는 앵커 그 자체였다. 혜란을 연기하기 위해 체중을 감량하고 걸음걸이까지 연구하는 등 남다른 열정을 쏟아냈던 김남주의 노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미스티’로 또 하나의 인생캐릭터를 추가한 김남주. < JTBC ‘미스티’ 방송화면 캡처>

‘미스티’ 마지막 장면은 김남주의 이러한 장점이 모두 담겨있어 감탄을 자아낸다. “행복하세요?”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혜란. 미소를 짓고 있지만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김남주는 대사 한 마디 없이 눈빛과 표정만으로 혜란의 심리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한 장면만으로도 김남주라는 배우가 얼마나 대단한 연기 내공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김남주의 선택은 이번에도 틀리지 않았다. 아니 틀리지 않게 ‘스스로’ 만들어냈다. 남다른 열정과 피나는 노력으로 완벽한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가 추가됐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인생작’을 완성하고 어떤 캐릭터든 완벽히 소화하는 김남주다. 다음 작품에서는 그녀가 또 어떤 연기를 보여줄까. 차기작 선택에 대한 그녀의 고민이 이번에는 길어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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