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병헌이 ‘미스터 션샤인’에서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 tvN ‘미스터 션샤인’ 캡처>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단 한 회면 충분했다. 배우 이병헌이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자신을 향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묵직한 눈빛 연기와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 유창한 영어실력까지. 이병헌이 아닌 유진 초이를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케이블채널 tvN 새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연출 이응복, 극본 김은숙)은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지난 7일 첫 방송된 ‘미스터 션샤인’은 역대 tvN 드라마 첫 방송 시청률 중 가장 높은 기록을 내며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평균 8.9%의 시청률로 케이블, 종편을 포함해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다음 날인 8일 방송된 2회는 이보다 더 상승한 9.7%(이상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 무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다.

첫 방송 전까지는 우려의 시선도 많았다. 주인공을 맡은 이병헌(유진 초이 역)과 김태리(고애신 역)의 20살이라는 나이차가 논란이 됐다.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두 사람의 로맨스 ‘케미’가 터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였다. 과거 사생활 논란이 있었던 이병헌을 향한 시선도 곱지 않았다.

그러나 베일을 벗자 이러한 우려는 사라졌다. ‘미스터 션샤인’은 첫 방송부터 웅장한 스케일과 풍성하고 화려한 영상미,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흡인력 있는 스토리 전개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시청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특히 이병헌은 구한말 격변의 조선을 온몸으로 겪는 유진 초이 역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노비로 태어나 처참한 삶을 살다 미국으로 건너가 군인이 된, 처절한 운명의 유진 초이로 완벽하게 분한 모습이었다. 깊은 눈빛과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 묵직한 감정 연기는 별다른 대사 없이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유창한 영어 실력도 돋보였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활약한 바 있는 이병헌은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무엇 하나 모자람 없는 활약을 펼쳤다.

김태리와의 ‘케미’도 기대 이상이었다. 아슬아슬한 첫 만남 이후 미공사관 업무실에서 대면한 두 사람은 한동안 서로를 향해 흔들리지 않는 눈빛을 내뿜으며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했다. 이 장면에서 이병헌은 깊은 연기 내공으로 화면을 가득 채웠고 김태리도 이에 뒤지지 않는 활약으로 시너지를 발산했다.

모든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병헌은 ‘연기 신’이라는 수식어를 다시 한 번 입증해냈다. 첫 방송에서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펼쳐진 것을 감안하면 단 한회 만에 자신을 향한 우려를 지운 이병헌이다. 역시 연기로는 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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