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지태가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 BH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유지태가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악역과 선역을 불문하고 자신만의 색깔과 개성으로 극에 확실한 자취를 남기는 배우 유지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유지태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행보를 예고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지태는 1998년 영화 ‘바이준’으로 데뷔한 뒤 ‘주유소 습격사건’(1999)을 통해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동감’(2000)으로 스타덤에 오른 그는 배우 이영애와 함께 출연한 ‘봄날은 간다’(2001)로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영화 ‘올드보이’(2003)는 빼놓을 수 없는 유지태의 대표작이다. 박찬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올드보이’에서 유지태는 과거에서 멈춰 버린 악인 이우진 역을 맡아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절제된 목소리와 서늘한 표정으로 생애 첫 악역을 실감 나게 그려내 호평을 얻었다.

감독으로도 활약했다. 2003년 단편 영화 ‘자전거 소년’을 통해 감독으로 데뷔한 뒤 ‘장님은 무슨 꿈을 꿀까요’(2005)·‘나도 모르게’(2008) 등 여러 단편 영화를 연출했다. 2013년에는 장편 영화 ‘마이 라띠마’로 제15회 프랑스 도빌 아시아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았다.

드라마 ‘스타의 연인’(2008~2009) ‘힐러’(2014) ‘굿와이프’(2016) ‘매드독’(2017) 등과 영화 ‘순정만화’(2008)·‘비밀애’(2010)·‘스플릿’(2016)·‘꾼’(2017)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다.

올해는 그의 필모그래피 상 가장 바쁜 한 해가 될듯하다. 절찬리에 상영 중인 영화 ‘사바하’(감독 장재현)에 이어 오는 20일 개봉하는 영화 ‘돈’(감독 박누리), 오는 5월 방송 예정인 MBC 드라마 ‘이몽’(연출 윤상호, 극본 조규원)까지 연이어 선보이며 ‘열일’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 할리우드 영화 ‘살인마 잭의 집’(감독 라스 폰 트리에)에 카메오로 등장해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사바하’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 유지태 스틸컷.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사바하’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 유지태 스틸컷.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먼저 유지태는 지난달 20일 개봉한 ‘사바하’의 히든카드로 등장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신흥 종교 집단을 쫓던 박목사(이정재 분)가 의문의 인물과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인 ‘사바하’에서 유지태는 미스터리한 인물 김동수로 분해 첫 등장부터 궁금증을 자극한다.

유지태는 특유의 눈빛과 강한 존재감으로 김동수의 미스터리하고 충격적인 면모를 극대화해  긴장감을 높인다. 특히 박목사를 마주하고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표정 연기는 그의 연기 내공이 고스란히 느껴지게 한다.

할리우드 영화 ‘살인마 잭의 집’ 카메오 출연도 눈길을 끈다. 지난달 21일 국내 개봉한 ‘살인마 잭의 집’은 잔혹한 살인을 저지르며 이를 예술이라 믿는 자칭 ‘교양 살인마’ 잭(맷 딜런 분)이 저지른 다섯 개의 범죄에 대한 고백을 따라가는 스릴러 영화다. 유지태는 잭의 희생양으로 등장한다. 아시아 최초로 라스 폰 트리에 감독 작품에 출연한 그는 짧은 분량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는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촬영 현장을 보고 싶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적은 분량에도 할리우드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21년차 배우임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유지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다음 행보는 ‘돈’이다. ‘돈’은 부자가 되고 싶었던 신입 주식 브로커 일현(류준열 분)이 베일에 싸인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 분)를 만나게 된 후 엄청난 거액을 건 작전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유지태는 베일에 싸인 작전 설계자 번호표로 분한다.

‘돈’에서 악역 번호표로 분하는 유지태 스틸컷. / 쇼박스 제공
‘돈’에서 악역 번호표로 분하는 유지태 스틸컷. / 쇼박스 제공

번호표는 브로커들이 번호표를 뽑아 기다릴 정도로 설계만 했다 하면 큰돈을 벌어다 주는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여러 작품을 통해 악역을 연기했던 그는 ‘돈’에서 전형적인 악역을 탈피하기 위해 남다른 고민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자신의 얼굴이 등장하는 장면을 최소화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배우로서의 욕심을 버리고 작품에 애정을 쏟았다. 유지태의 악역 연기에 또다시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브라운관에도 복귀한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MBC 드라마 ‘이몽’을 통해서다. 극중 유지태는 독립투쟁 비밀결사 의열단 단장 약산 김원봉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실존 인물과 역사를 다루는 작품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진정성을 담아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유지태는 데뷔 초부터 줄곧 주연으로 활약해왔다. 탄탄한 연기력에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 매 작품 도전을 멈추지 않는 폭넓은 스펙트럼까지, 한 작품을 오롯이 이끌어가며 주연 배우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그런 유지태의 최근 행보는 이례적이다. 작품을 위해서라면 비중과 배역에 상관없이 남다른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그렇다고 허투루 하지 않는다. 맡은 역할마다 전형성을 뛰어넘는 캐릭터를 완성하며 기대, 그 이상을 충족시키고 있다. 유지태의 ‘열일’이 반가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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