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쪽같은 그녀’(감독 허인무)가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영화 ‘감쪽같은 그녀’(감독 허인무)가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감동으로 극장가를 적실 ‘단짠’ 영화 ‘감쪽같은 그녀’(감독 허인무)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국민배우 나문희와 쌍천만 배우 김수안이 환상의 ‘케미’를 예고, 기대를 모은다.

‘감쪽같은 그녀’는 72세 꽃청춘 말순(나문희 분) 할매 앞에 듣도 보도 못한 손녀 공주(김수안 분)가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기막히고 수상한 동거를 그린다. 처음 만난 두 사람이 가족이 돼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따뜻하고 유쾌하게 담아내며 가족의 의미를 되짚는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허인무 감독은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2011) 이후 8년 만에 관객과 만나게 됐다. 허 감독은 30일 진행된 ‘감쪽같은 그녀’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이제 영화감독 못하나 불안하고 괴로웠다”면서 “그러다 만난 영화가 ‘감쪽같은 그녀’”라며 작품을 향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허인무 감독은 ‘감쪽같은 그녀’에 대해 “전혀 같이 있을 것 같지 않은 두 인물에 집중해 가족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었다”며 “레옹과 마틸다가 여정을 함께 하는 것처럼 말순 할머니와 공주도 간극이 많은 인물이지만 하나가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또 가족을 소재로 한 것에 대해 “나이가 들면서 사람 때문에 힘들기도 한데 사람 때문에 치유가 되기도 한다”며 “가족도 징글징글하다가도 없으면 정말 안 되고 나를 따뜻하게 해주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가족 이야기는 안 놓고 싶다”고 설명했다.

‘감쪽같은 그녀’에서 말순으로 분한 나문희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감쪽같은 그녀’에서 말순으로 분한 나문희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1961년 데뷔한 나문희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59년 동안 연기 인생을 이어온 대한민국 대표 배우다. 특히 ‘아이 캔 스피크’(2017)에서 나옥분 역을 맡아 진정성 담긴 연기로 감동을 전하며 제38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제54회 백상예술대상 여자 최우수연기상, 제55회 대종상 여우주연상 등을 휩쓸었다.

나문희는 “‘아이 캔 스피크’ 이후 ‘감쪽같은 그녀’가 첫 작품”이라며 “상당히 부담이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이 캔 스피크’를 통해 상을 많이 받다 보니 의상도 많이 갈아입고 바빴다. 그래서 크게 병이 났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런데도 ‘감쪽같은 그녀’ 시나리오가 왔을 때 나를 안 시켜주면 어쩌나 싶을 정도로 꼭 하고 싶었다”면서 “육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큰 힘을 얻은 작품이다. 그 위로가 관객들에게도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감쪽같은 그녀’에서 나문희는 난생처음 만난 손녀와 예상치 못한 동거 생활을 하게 되는 말순으로 분해 또 한 번의 인생 캐릭터 탄생을 노린다.

나문희는 말순에 대해 “그동안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면, 말순은 세월 흘러가는 대로 무심히 살아온 아주 자연스러운 할머니 그 자체였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은 없다”며 “그때그때 그게 나인가 보다 하면서 그냥 했다”고 전해 있는 그대로 나문희의 모습을 예고, 기대를 높였다.

허인무 감독(오른쪽)이 나문희를 향한 강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허인무 감독(오른쪽)이 나문희를 향한 강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앞서 공개된 스틸컷 속 나문희는 다채로운 패션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리 엄마가 98세인데 생존해 계신다”며 “핑크색 바지, 스카프 다 엄마 것”이라고 전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엄마가) 예쁜 걸 좋아하신다”며 “엄마 의상을 많이 선택했다. 그래서 더 감정도 좋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허인무 감독은 나문희를 향한 강한 신뢰감을 표했다. 허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나문희) 선생님과 꼭 함께하고 싶었고, 이 캐스팅만큼은 양보 못한다고 했다”면서 “선생님이 흔쾌히 작업에 참여해주셔서 시작부터 너무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또 “선생님의 연기를 보면 무림의 고수처럼 신을 평정해버린다”며 “길게 대본을 써간 게 있었는데 선생님의 몇 가지 표정으로 설명이 돼서, 짧게 정리가 된 적도 있다. 행복한 경험이었다”고 극찬했다.

말순과 외모부터 성격, 취향까지 모든 것이 극과 극인 손녀 공주 역은 영화 ‘부산행’ ‘신과함께-죄와 벌’로 최연소 쌍천만 배우에 등극한 김수안이 맡았다. 부산 사투리부터 진한 여운을 남기는 감정 연기까지 완벽 소화하며 존재감을 과시할 예정이다. 

‘감쪽같은 그녀’에서 공주 역을 맡은 김수안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감쪽같은 그녀’에서 공주 역을 맡은 김수안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김수안은 “그동안 아빠와 함께 있는 역할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할머니와 함께 하는 ‘케미’를 표현하고 싶었다”며 “또 열두살 애어른의 감정을 잘 전달해보고 싶어서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됐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최연소 쌍천만 배우’ 타이틀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전했다. 그는 “영광스러우면서도 부담스럽다”면서 “제가 잘해서라기보다는 영화가 좋았고, 운이 좋아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숟가락만 얹었는데 의도하지 않게 큰 보물이 쌓인 느낌”이라며 “그래서 그냥 감사하게 넙죽 받아먹었다”고 덧붙여 취재진에게 웃음을 안겼다. 

나문희와 허인무 감독은 김수안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먼저 나문희는 “수안이는 엄마를 잘 뒀다”며 “엄마가 너무 멋있다. 수안이는 수안이대로 하고 엄마는 뒤에서 바라보기만 한다. 촬영장에도 혼자 기차 타고 와서 의연하게 잘 하고 갔다. 촬영 당시 아직 초등학생이었는데, 수안이를 믿고 맡기는 걸 보고 그 엄마가 있어서 수안이가 있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허인무 감독도 “김수안을 보면서 아역 배우에 ‘아역’이라는 단어를 굳이 넣을 필요가 있나 생각했다”면서 “한 번도 아이와 작업을 한다는 생각을 안 했다. 작품 해석도 좋았고, 표현도 좋았다. 매일매일이 선물 같았다”고 칭찬했다. 

‘감쪽같은 그녀’로 환상의 호흡을 예고한 김수안(왼쪽)과 나문희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감쪽같은 그녀’로 환상의 호흡을 예고한 김수안(왼쪽)과 나문희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나문희와 김수안의 65년 나이차를 뛰어넘는 ‘환상의 케미’도 ‘감쪽같은 그녀’의 기대 포인트다.

나문희는 김수안과의 호흡에 대해 “정말 좋았다”며 “연기하는 스타일이 다르다. 나는 노심초사하는 편인데, 수안이는 놀기만 해서 속으로 은근히 불안했다. 그런데 연기만 시작하면 시침 뚝 떼고 나보다 훨씬 잘 하는 거다. 연습을 많이 해오고 작품에 깊이 들어가는데 내가 괜한 염려를 했더라”고 전해 기대를 높였다.

김수안도 나문희에 대해 “처음 어렵다고 느꼈던 생각이 무색할 만큼 나이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며 “할머니 같은 따뜻함은 있었지만, 신세대의 감성을 갖고 계셨다. 저희 할머니가 생각날 만큼 잘 챙겨주시고, 잘해주셔서 어렵지 않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는 ‘환상의 콤비’같은 느낌이었는데, 영화로 보실 때는 ‘환장의 콤비’로 않을까 싶다”고 재치 있는 소개를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또 김수안은 “‘감쪽같은 그녀’를 보는 순간이 정말 감쪽같이 사라질 정도로 재밌는 웃음 보장한다. 후회 안 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 기대를 더했다.  

‘감쪽같은 그녀’는 나문희와 김수안 외에도 천우희·고규필·최정윤 등 충무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함께 한다.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열연으로 완성된 ‘감쪽같은 그녀’는 11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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