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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나혼산’ 보다 ‘여은파’가 더 잘 나가는 속사정
2020. 08. 28 by 이민지 기자 sisaweek@daum.net
초심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MBC '나 혼자 산다' / MBC 제공
초심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MBC '나 혼자 산다' / MBC 제공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나 혼자 산다’인데 너무 다같이 하는 콘텐츠가 많아지는 것 같아요.”(닉네임 ***드)

 

“초심을 잃었어요.”(닉네임 **문, *****25 외 다수)

2013년 3월 첫 방송된 이후 7년 동안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의 사랑과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나 혼자 산다’. 하지만 이제 ‘나 혼자 산다’를 향한 애청자들의 애정은 예전만 못하다. ‘나 혼자 산다’의 초심, 되찾을 수 있을까.

‘나 혼자 산다’는 1인 가구 스타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아낸 예능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공식 홈페이지에는 1인 가구 트렌드에 발맞춰 기러기 아빠, 주말부부, 상경 후 고군분투 중인 청년, 독신남 등 각기 다른 이유로 싱글족이 된 스타들의 싱글라이프를 허심탄회한 스토리를 담은 예능이라고 ‘나 혼자 산다’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취지에 걸맞게 ‘나 혼자 산다’는 혼자 살고 있는 다양한 스타들의 리얼한 일상을 조명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연예인들은 화려한 집에서 살 것이라는 고정관념과는 달리, 육중완‧황치열 등의 소박한 옥상 라이프는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큰 사랑을 얻었다. 이밖에도 부스스한 민낯으로 시작하는 평범한 일상들은 스타들의 색다른 매력을 느끼게 만들었고, ‘나 혼자 산다’는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자랑하며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무지개회원으로 활약 중인 (사진 좌측부터) 성훈과 손담비가 복숭아 농장에서 과일을 따고 있는 장면 / MBC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무지개회원으로 활약 중인 (사진 좌측부터) 성훈과 손담비가 복숭아 농장에서 과일을 따고 있는 장면 / MBC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그러나 최근 ‘나 혼자 산다’는 자연스러움 보다는 인위적인 모습들을 다수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친구들을 모아 파티를 하고, 촬영 차 머무는 숙소에서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보는 등 내추럴한 일상이 아닌 설정을 가미한 듯한 ‘보여지기’ 식의 장면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이에 지난 6월 방영된 유아인 편은 “겉은 번지르르한데 전혀 정리가 안되는 삶”이라며 솔직 담백한 일상을 보여줬고, 간만에 진정한 ‘나 혼자 산다’를 봤다고 느끼게 만들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나 혼자 산다’ 고정 멤버들의 과도한 출연과 영화 및 드라마 작품 홍보성 게스트 출연 역시 시청자들의 적지 않는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나 ‘나 혼자 산다’ 고정 멤버들의 분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대한 불만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 박나래를 비롯한 무지개 회원들의 혼자가 아닌 여러 지인을 이용한 일상을 담는가 하면, 무지개 회원들끼리 가는 여행 등의 에피소드들이 자주 소개되며 ‘나 혼자 산다’만의 취지가 흐려지고 있다는 반응이 쇄도하고 있다.

화제를 모으고 있는 '나 혼자 산다' 스핀오프 버전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여은파) /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 유튜브 영상 캡처
화제를 모으고 있는 '나 혼자 산다' 스핀오프 버전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여은파) /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 유튜브 영상 캡처

상황이 이렇다보니 ‘나 혼자 산다’를 향했던 관심은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 이른바 ‘여은파’로 향하고 있다. ‘여은파’는 ‘나 혼자 산다’ 스핀오프 버전이다. 무지개 회원인 박나래‧화사‧한예진이 각각 안동 조씨 ‘조지나’, 청주 사씨 ‘사만다’, 순흥 마씨 ‘마리아’ 부캐릭터로 변신, 특유의 솔직 유쾌한 케미를 자랑하며 큰 화제성을 보이고 있다. 

편성에 있어서 유튜브를 적극 활용한 점도 눈에 띈다. 방송으로 보여지는 ‘여은파’는 ‘순한맛’ 버전으로 송출, 매주 금요일 밤 12시 50분에 방송된다. 지상파 방송이라는 점 때문에 미처 담겨지지 못한 번외 편은 20분 남짓의 숏폼 형태로 제작, ‘매운맛’ 버전으로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특히 ‘여은파’는 라이브를 통한 구독자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진행,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며 ‘나 혼자 산다’와의 차별점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여은파’ 매운맛 영상은 조회수 230만을 돌파했다.

tvN ‘온앤 오프’ 등 스타들의 일상을 조명하는 관찰 예능은 과거와는 달리 이젠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MBC 간판예능으로 ‘나 혼자 산다’가 명성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엔 분명 애청자들의 힘이 컸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예전의 모습을 찾아달라는 애청자들의 간절한 소망을 ‘나 혼자 산다’가 이제는 귀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