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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연예계①] 다채로웠던 안방극장, 성적표는 ‘글쎄’
2020. 12. 24 by 이민지 기자 sisaweek@daum.net
다양한 장르 및 소재의 작품들로 꽉 찼던 2020년 안방극장 / 그래픽=이현주 기자
다양한 장르 및 소재의 작품들로 꽉 찼던 2020년 안방극장 / 그래픽=이현주 기자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올해도 안방극장은 전반적으로 좋은 작품, 재밌는 작품만이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다양한 장르‧소재의 드라마들이 브라운관을 채웠지만, 모바일 기기를 통한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시청률을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 SBS, 화려한 히트작 릴레이… KBS‧MBC, 초라한 성적표

SBS가 지상파 3사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얻었다. 지난 2월 종영한 ‘낭만닥터 김사부2’는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달성, 기분 좋은 한 해의 시작을 알렸다. 다양한 플랫폼의 발달로 시청률 10% 돌파가 하늘의 별따기가 된 상황 속 눈에 띄는 성과다.

‘낭만닥터 김사부2’는 2017년 종영한 시즌1과 동일하게 한석규(김사부 역)를 중심으로 돌담병원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을 다뤄 큰 사랑을 받았다. ‘낭만닥터 김사부2’는 최고 시청률 27.1%(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를 기록, 지상파 시즌제 드라마 최초로 20% 시청률을 돌파했다. 

스포츠를 소재로 이례적인 흥행을 이룬 ‘스토브리그’ / SBS ‘스토브리그’ 방송화면 캡처
스포츠를 소재로 이례적인 흥행을 이룬 ‘스토브리그’ / SBS ‘스토브리그’ 방송화면 캡처

무엇보다 올해 SBS가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던 데엔 신인 작가들의 공이 크다. ‘아무도 모른다’를 시작으로 ‘굿캐스팅’ ‘스토브리그’ ‘하이에나’까지 신인 작가의 작품들이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줬다. 특히 신예 이신화 작가가 쓴 ‘스토브리그’는 흔한 로맨스 하나 없이 신선한 소재와 탄탄한 구성으로 시청률 ‘홈런’을 날렸다. 그동안 조명된 적 없었던 ‘프로야구 프런트의 세계’를 다룬 ‘스토브리그’는 최고 시청률 19.1%를 기록했다. 스포츠를 소재로 다룬 드라마로는 이례적인 흥행이다.

반면 KBS2TV와 MBC는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먼저 KBS2TV는 지난해 ‘닥터 프리즈너’ ‘저스티스’ ‘동백꽃 필 무렵’ 등 여러 흥행작들을 보인 데 반해, 올해는 ‘99억의 여자’만 시청률 10%를 가까스로 넘겼다. 지난 1월 종영한 ‘99억의 여자’는 최고 시청률 11.6%를 보였고, 박해진 주연의 ‘포레스트’가 최고 시청률 7.4%로 뒤를 이었다. 다만,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한 번 다녀왔습니다’ 등 주말드라마가 20%를 넘는 시청률을 유지해 체면치레했다.

0%대 시청률을 기록해 아쉬움을 자아낸 ‘어서와’ / KBS2TV ‘어서와’ 방송화면 캡처
0%대 시청률을 기록해 아쉬움을 자아낸 ‘어서와’ / KBS2TV ‘어서와’ 방송화면 캡처

KBS2TV는 젊은 시청자들을 공략한 드라마를 다수 편성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웹드라마 스타’ 이신영과 신승호를 주연으로 내세운 ‘계약우정’이 8부작으로 방영됐으나 시청률 2.7%에 그쳤고, 인기 동명 웹툰을 리메이크한 ‘어서와’는 0%대 시청률을 기록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와 공동 제작한 ‘좀비탐정’은 시청률 3.7%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얻었다.

지난해에 이어 MBC는 저조한 행보를 보였다. 올해 MBC가 선보인 드라마는 12편(일일드라마 제외)이며, 이 중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은 ‘꼰대인턴’이다. 지난 7월 종영한 ‘꼰대인턴’은 ‘꼰대’라는 핫한 사회적 키워드를 불편하지 않게 녹여내며 최고 시청률 7.1%를 기록했다.

MBC는 미스터리물을 유독 많이 선보이며 시청률 반등을 노렸다.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을 시작으로 ‘더 게임: 0시를 향하여’ ‘미쓰리는 알고 있다’ ‘십시일반’ ‘카이로스’까지. 추리 본능을 일깨우는 이야기들로 편성표를 가득 채웠으나, 3~5%대 시청률을 전전하며 흥행작을 탄생시키진 못했다.

◇ JTBC, ‘부부의 세계’에서 멈춘 흥행가도

JTBC는 ‘이태원 클라쓰’ ‘부부의 세계’, 단 두 작품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난 3월 종영한 ‘이태원 클라쓰’는 동명 웹툰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자 조광진 작가가 대본 집필에 직접 참여, 웹툰 이상의 재미를 구현시키며 원작 팬들의 호평을 얻었다. ‘이태원 클라쓰’는 첫 회 시청률 5.0%(이하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해 16.5%로 막을 내렸다.

‘이태원 클라쓰’(위)와 ‘부부의 세계’로 흥행에 성공한 JTBC / JTBC ‘이태원 클라쓰’,  ‘부부의 세계’ 방송화면 캡처
‘이태원 클라쓰’(위)와 ‘부부의 세계’로 흥행에 성공한 JTBC / JTBC ‘이태원 클라쓰’, ‘부부의 세계’ 방송화면 캡처

기세를 몰아 지난 5월 종영한 ‘부부의 세계’는 비지상파 역대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 영국 BBC 드라마 ‘닥터 포스터’를 리메이크한 ‘부부의 세계’는 섬세한 연출력, 한국 감성에 맞춘 탄탄한 스토리, 김희애·박해준·한소희 등 빈틈없는 배우들의 열연까지 3박자를 완벽하게 충족시키며 시청자들을 끌어당겼다. 차원이 다른 현실적인 부부 이야기에 안방극장은 후끈 달아올랐고, ‘19세 이상 관람가’로 편성됐음에도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했다. 

‘부부의 세계’는 최고 시청률 28.4%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큰 사랑을 받은 ‘SKY 캐슬’(최고 시청률 23.8%)보다 높은 수치다.

하반기 큰 성과를 내지 못한 JTBC 드라마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JTBC ‘우아한 친구들’, ‘모범형사’, ‘우리, 사랑했을까’, ‘18어게인’, ‘사생활’ 포스터
하반기 큰 성과를 내지 못한 JTBC 드라마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JTBC ‘우아한 친구들’, ‘모범형사’, ‘우리, 사랑했을까’, ‘18어게인’, ‘사생활’ 포스터

하지만 ‘부부의 세계’ 이후로 히트작이라고 불릴만한 작품은 나오지 않았다. ‘부부의 세계’ 후속작으로 방영된 ‘우아한 친구들’은 전작의 그림자를 벗지 못하고 최고 시청률 5.1%에 그쳤다. 또 5년 전 발생한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이야기를 다룬 ‘모범형사’가 탄탄한 스토리로 입소문을 타며 시청률 7.6%를 기록했다. 좋은 성적이긴 하나, ‘히트작’이라고 부르기엔 부족한 결과다.

이 밖에도 JTBC는 올 하반기 ‘우리, 사랑했을까’ ‘사생활’ ‘18어게인’ ‘경우의 수’ 등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였지만 1~3%대 시청률에 그쳐 아쉬움을 자아냈다. 

◇ tvN, ‘보는 즐거움’으로 꽉 잡은 화제성

올 한 해 tvN은 20편이 넘는 드라마를 방영, 가장 많은 작품을 선보였다. 단순히 양만 충족시킨 것이 아니다. tvN은 현빈·손예진·김태희·김수현·수지·박보검 등 화려한 배우 라인업으로 ‘보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지난 2월 종영한 ‘사랑의 불시착’은 현빈과 손예진의 설렘 가득한 ‘로맨스 케미’와 김정난·김선영·김영민·박명훈·장혜진 등 구멍 없는 배우들의 연기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이목을 사로잡았다. ‘사랑의 불시착’은 시청률 6.1%(이하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 21.7% 최고 시청률을 찍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손예진(왼쪽)과 현빈이 그리는 로맨스로 큰 관심을 모은 ‘사랑의 불시착’ / tvN  ‘사랑의 불시착’ 방송화면 캡처
손예진(왼쪽)과 현빈이 그리는 로맨스로 큰 관심을 모은 ‘사랑의 불시착’ / tvN ‘사랑의 불시착’ 방송화면 캡처

상반기에 김태희 주연의 ‘하이바이, 마마!’가 49일 리얼 환생 프로젝트를 다뤄 시청률 6.5%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김수현·서예지·오정세 주연의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정신 병동 보호사와 인기 동화 작가의 사랑 이야기로 시청률 7.3%를 기록하는가 하면, 수지·남주혁·김선호 주연의 ‘스타트업’이 최고 시청률 5.4%를, 박보검·박소담 주연의 ‘청춘기록’이 청춘들의 이야기로 최고 시청률 8.7%를 기록했다.

시즌제 드라마도 맹활약했다. 지난 5월 종영한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연출한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조정석·유연석·정경호·김대명·전미도의 ‘절친 케미’가 빛을 발하며 방영 내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현실감 넘치는 의사들의 일상과 그 안에서의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들은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최고 시청률 14.1%를 기록했으며, 내년 ‘시즌2’로 돌아온다.

시즌제 드라마인 ‘슬기로운 의사생활’(위)과 ‘비밀의 숲2’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비밀의 숲2’
시즌제 드라마인 ‘슬기로운 의사생활’(위)과 ‘비밀의 숲2’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비밀의 숲2’ 방송화면 캡처

‘비밀의 숲2’도 빼놓을 수 없다. ‘비밀의 숲’ 다음 시즌으로 방영된 ‘비밀의 숲2’는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쟁취를 위한 대립을 긴장감 넘치게 그려냈으며, 조승우·배두나·윤세아 등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가 이야기에 힘을 더했다. 특별한 것 없어 보이는 통영 대학생 사망 사건을 시발점으로 서동재(이준혁 분) 검사 납치 사건, 대기업 한조를 둘러싼 스폰서 사건 등 이야기를 확장, 극 후반부에 퍼즐들이 하나 둘 맞아 떨어지며 짜릿한 쾌감을 자아냈다. ‘비밀의 숲2’는 시청률 9.4%를 달성했다.

이 외에도 tvN은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다루며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지난 3월 종영한 ‘방법’은 ‘방법사’라는 신선한 캐릭터를 극 중심에 내세워 안방극장에 오싹함을 자아냈다. 영화 ‘부산행’ 연상호 감독이 대본을 직접 집필, 영화 ‘곡성’을 능가하는 굿 장면과 소름끼치는 주술 장면 등을 담아내며 오컬트 마니아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12부작으로 편성된 ‘방법’은 첫 회 시청률 2.5%로 출발해 마지막회 6.7%로 막을 내렸다.

8부작으로 방영된 ‘산후조리원’은 국내 최초 산후조리원 세계를 유쾌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담아내 화제를 모았다. 엄지원·박하선·최리 등 출산한 산모로 분한 배우들의 실감 나는 연기는 드라마의 생동감을 더했고, 탄탄한 애청자층을 형성했다. ‘산후조리원’은 최고 시청률 4.2%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