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원 티몬 대표이사가 작년 매출 부문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진원 티몬 대표이사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소비 급증으로 이커머스업계가 전반적으로 호황을 누린 가운데 정작 티몬의 매출은 역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 지난해 매출 12% 뒷걸음질… 영업적자 감소 ‘위안’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몬의 지난해 매출액은 1,512억원으로 전년보다 12% 가량 감소했다. 티몬의 주력 상품 중 하나인 해외여행과 공연 상품 매출이 코로나19 여파로 부진한 데 따른 여파로 알려졌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은 제한을 받았다. 공연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제대로 열리지 못해 관련 상품 판매가 저조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영업손실 규모는 감소세를 보였다. 티몬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631억원으로 전년(746억원)보다 줄었다. 당기순손실 규모도 2019년 1,185억원에서 지난해 703억원으로 감소했다. 최근 몇년간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 개선 전략을 펼쳐온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티몬은 2010년 5월 설립된 이커머스업체다. 국내 최초로 소셜커머스 서비스를 개시하며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티몬은 설립 이래 줄곧 적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매해 1,000억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내, 사업 지속성을 두고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최근 2년간 영업적자폭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흑자전환은 여전히 아득한 분위기다. 특히 지난해 실적의 경우,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세를 감안하면 아쉬운 실적으로 평가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61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티몬이 지난해 초 흑자달성에 강한 자신감을 표명한 점을 상기하면 더욱 아쉽게 다가온다. 티몬은 지난해 4월 월간 흑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3월 실적을 결산한 결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1억6,000만원 흑자를 기록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티몬은 “서비스 시작 직후 초창기를 제외하면 자사의 첫 월 단위 흑자일 뿐 아니라 소셜커머스로 시작해 조 단위 거래액을 기록 중인 유통기업 중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한, 2019년 4분기 이후 손실 개선 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2·3분기 흑자를 넘어 연간 흑자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당시 티몬은 2021년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채비에 돌입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 올해 IPO 추진 목표… 달성할 수 있을까

티몬의 지난해 매출액은 1,512억원으로 전년보다 12% 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온라인 쇼핑 시장이 대폭 성장세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실적으로 평가된다. /시사위크

하지만 티몬은 지난해 적자폭을 줄인 것에만 만족하고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특히 지난해 외형 성장면에서도 기대치를 밑돌면서 업계 안팎에선 IPO 준비 작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에 의문을 보내고 있는 분위기다.  

티몬과 비슷한 시기 ‘소셜커머스’ 업체로 사업을 시작한 이커머스 업체 쿠팡과의 사업 실적과도 새삼 비교되고 있다.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차별화를 꾀한 뒤 공격적으로 외형을 확장해 왔다. 현재 초기 사업 경쟁자인 티몬과는 사업 규모면에서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13조9,236억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7조1,530억원) 대비 94.6% 성장한 규모다. 배송 경쟁력을 바탕으로 언택트 소비 시대 특수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평가된다. 쿠팡은 이 같은 기업 경쟁력으로 지난달 뉴욕 증시에 화려하게 입성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진원 티몬 대표이사의 고민도 깊을 전망이다. 2019년 6월 티몬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 대표는 ‘타임커머스’ 전략을 공격적으로 펼치며 사업 구조와 체질 개선에 고삐를 조여왔다. 이에 따른 일부 체질 성과도 확인되고 있지만, 갈수록 치열해지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티몬의 존재감을 키우는 일이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과연 이 대표가 올해는 사업 경쟁력을 키워 기업가치를 높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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