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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괴기맨숀] 신선하고 영리한 옴니버스 호러물의 탄생
2021. 06. 25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영화 ‘괴기맨숀’(감독 조바른)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콘텐츠판다
영화 ‘괴기맨숀’(감독 조바른)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콘텐츠판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여름 극장가 새로운 ‘다크호스’가 등장했다. 섬뜩하면서도 신선한 다섯 개의 에피소드가 촘촘히 얽혀 강렬한 공포감을 안긴다.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연출력에 배우들의 구멍 없는 연기력이 더해져 완성도 높은 호러물의 탄생을 알린다. 영화 ‘괴기맨숀’(감독 조바른)이다. 

‘괴기맨숀’은 작품의 성공을 위해 더욱 자극적인 공포 소재를 찾고 있던 공포 웹툰 작가 지우(성준 분)가 폐아파트 광림맨숀에서 수상한 관리인(김홍파 분)을 만나 벌어지는 일을 담은 공포물이다. 영화 ‘갱’ ‘불어라 검풍아’ 등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구축하며 주목받은 조바른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영화는 주인공이 단서를 쫓아 하나의 큰 이야기에 도달하게 되는 미스터리 플롯으로 구성된 옴니버스 형식이다. 다섯 개의 에피소드가 펼쳐지는데, 모든 이야기가 각자의 색을 띠며 흥미롭게 펼쳐져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다양한 에피소드로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하는 ‘괴기맨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서현우‧박소진‧강유석‧이창훈 스틸컷. /콘텐츠판다
다양한 에피소드로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하는 ‘괴기맨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서현우‧박소진‧강유석‧이창훈 스틸컷. /콘텐츠판다

특히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상을 소재로 몰입도를 높인다. 아무도 살지 않는 아래층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거나, 혼자 탄 엘리베이터에 누군가 있는 것 같은 느낌 등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거나 상상해봤을 법한 이야기가 공감도 높은 현실 공포를 선사한다. 

각 에피소드 마다 캐릭터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엮여있어 이를 통해 추리하는 재미를 주기도 한다. 또 이 모든 이야기가 하나의 큰 플롯으로 매끄럽게 연결돼 완성도를 높인다. 다양한 에피소드로 단조로움을 피함과 동시에, 장황할 수 있는 이야기를 촘촘하게 연결해 옴니버스 극의 단점을 극복한다. 

영리한 사운드 활용도 돋보인다. 침묵과 사운드를 적절히 활용해 공포감을 배가시킨다. 음악을 배제하고 인물의 숨소리와 발소리에 집중해 상상력을 자극하다가도, 기이한 음악이나 날카로운 음향 효과로 쫄깃한 스릴을 선사한다. 샤워기 물소리, 배수구 소리 등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음이라 더욱 귓가를 맴돈다. 

‘괴기맨숀’에서 섬뜩한 시너지를 완성한 성준(왼쪽)과 김홍파(오른쪽 위)‧김보라. /콘텐츠판다
‘괴기맨숀’에서 섬뜩한 시너지를 완성한 성준(왼쪽)과 김홍파(오른쪽 위)‧김보라. /콘텐츠판다

배우들도 호연을 펼친다. 먼저 주인공 지우로 분해 군 제대 이후 4년 만에 복귀한 성준은 안정적인 호흡으로 극을 이끈다. 점점 괴담에 집착하며 빠져드는 인물의 변화를 섬세하게 담아내 몰입을 높인다. 미스터리한 관리인 역을 맡은 김홍파도 독보적인 연기로 존재감을 뽐낸다. 평범하고 친근한 모습부터 섬뜩한 면모까지 폭넓게 소화한다. 

여기에 이창훈부터 박소진‧서현우‧강유석‧이석형‧김재화 등 쟁쟁한 실력파 배우들이 각 에피소드를 채우며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주고, 김보라가 지우를 지켜보는 다혜 역을 맡아 극에 활력을 더하는 것은 물론, 극 말미 긴장감을 책임진다. 

조바른 감독은 “공포물은 꼭 도전해보고 싶었던 장르”라며 “호러라는 장르는 감독의 연출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장르라 생각해서 더 도전 욕구가 생겼다. 일상적인 소재로 현실 공포를 선사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러닝타임 106분, 오는 30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