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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대체인력 항의’ 택배기사에 과잉진압… 사측은 ‘나몰라라’
경찰, ‘대체인력 항의’ 택배기사에 과잉진압… 사측은 ‘나몰라라’
  • 조나리 기자
  • 승인 2018.07.0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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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전국택배연대노조 관계자들이 울산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 노조원 과잉진압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전국택배연대노조 소속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이 사측의 ‘물량 빼돌리기’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경찰로부터 과잉진압을 당해 논란이 되고 있다.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은 오전 분류작업 개선과 단체협약 성실이행을 촉구하며 지난 6월 30일 1일 파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노조는 파업 이후 현재까지도 택배 기사들의 물량이 대체인력에게 배당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이를 막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했다. 지난 7일 자신의 물량이 다른 차량에 실린 것을 목격하고 이에 항의하는 택배 기사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테이저건(전기충격기)을 맞았다. 시민단체와 노조가 경찰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CJ대한통은 측은 대체인력 운영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 노조 “파업 안하는데도 물량 안줘”

전국택배연대노조는 9일 울산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7일 있었던 택배 기사 과잉진압에 대해 사과를 촉구했다. 노조는 이날 “적법한 쟁의행위 후 업무에 복귀한 조합원에 대해 방해 공작을 실행하고 있는 업체에 항의하는 것은 정당한 행위”라고 밝혔다.

택배 기사들은 지난해부터 오전 분류작업이 ‘공짜노동’에 해당한다며 개선을 촉구해왔다. 그러나 사측과의 교섭도 이뤄지지 않는데다 문제가 방치되지 않자, 지난달 30일 하루 동안 파업을 시행했다. 이때부터 사측의 대체배송이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CJ대한통운은 울산과 창원, 김해, 경주지역 대리점 조합원들의 물량을 직영 기사에게 맡긴 상태다. 일부 대리점은 향후 우체국이나 타 택배업체에 물량을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조합원 A씨는 울산 달동 주공3단지에서 자신의 배송물품을 실은 직영차량 기사에게 물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다 진압을 나온 경찰에게 테이저건을 맞았다. 경찰은 A씨가 차량 하부를 잡고 완강하게 버텨 불가피하게 테이저건을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CJ대한통운은 대리점의 요청에 의해 대체배송을 시행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해당 대리점은 CJ대한통운에 그런 요청은 한 적 없다고 밝혔다”면서 “불법 대체배송을 막으려는 조합원에게 경찰은 현장에서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고 무고한 시민을 과잉진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오는 10일 참여연대 등과 함께 2차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과 대리점주들을 노조법 위반 혐의로 고소할 방침이다.

조합원 물량에만 별표 표시가 된 택배물품. <택배연재노조>

◇ “위법행위 없다”... 대화 손 놓은 CJ대한통운

최근 택배 기사들의 과로사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새벽에 일어나 출근 후 7시간 가까이 분류작업을 하고, 점심시간이 지나서야 실제 배송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생활이 넉넉한 것도 아니다. 택배 기사들은 업무시간과 관계없이 배송 물품 한 건당 700~750원 가량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를 개선해달라는 기사들의 요구는 수년째 묵살되고 있다.

결국 지난해 1월 노동조합을 결성한 택배 기사들은 오전 분류작업 시간을 줄이기 위해 점심 전에 배송을 출발하는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올해 2월엔 조합원이 소속된 대리점들이 계약 해지를 당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처음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기사들의 이같은 운동은 사측의 대체배송 앞에서 매번 속수무책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파업 중 대체인력을 투입할 시 사업주가 처벌을 받지만, 원청이 인력을 고용하거나 대체인력을 하청에 배당해 줄 경우 제재할 방법이 없다. CJ대한통운 측도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공식 파업뿐만 아니라 그 전부터 오전 분류작업을 마무리하지 않아 배송이 밀리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우리도 대체인력보다는 지역에서 오래 일한 기사분들이 해주시는 게 좋다. 대리점들도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교섭을 통해 타협점을 찾을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어서 (받아들이기)어렵다”면서 “물론 힘든 일이긴 하지만, 물량이 많은 날은 화요일 정도다. 나머지 요일에는 그렇게 늦게까지 일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진일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교선국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분류작업 문제를 교섭을 통해 해결하자고 계속 요구해왔지만,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쟁의행위도 파업도 합법적으로 진행했고, 업무도 정상적으로 복귀했지만 마치 장기파업에 돌입한 것처럼 몰고 가며 물량을 안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1월 택배기사들이 낸 노조설립신고서를 수용, 택배노조는 법내노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