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21 21:19 (수)
[탄력근로제 확대] 정부여당, 노동계와 선긋는 속사정
[탄력근로제 확대] 정부여당, 노동계와 선긋는 속사정
  • 은진 기자
  • 승인 2018.11.08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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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3당 원내대표가 여야정 상설협의체 합의사항 논의를 위한 회동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김관영,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 뉴시스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여야정 상설협의체 합의사항 논의를 위한 회동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김관영,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이 8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확대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올해 안에 처리하기로 합의하고 각 당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여하는 실무협의를 곧장 가동하기로 했다. 법안 처리에 앞서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경사노위)에서 탄력근로제 확대 방안에 대한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오는 20일까지 말미를 줬지만, 경사노위에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고 있는데다 한국노총도 반발하고 있어 사실상 국회에서 처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홍영표 민주당·김성태 한국당·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을 갖고 “탄력근로제 법안 처리에 앞서 경사노위에서 합의를 도출하도록 요청했고 가능하다면 합의를 토대로 처리하고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경사노위의 탄력근로제 논의 시한은 11월 20일까지로 정하고 그 이후 여야 교섭단체가 탄력근로제 연내법안 처리를 위해 구체적인 실천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경사노위에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참여하는 소위원회들이 있다”며 “민주노총이 계속 참여를 거부하면 참여하는 단위에서라도 논의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사노위는 기존 ‘노사정위원회’로 불렸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를 대체하는 새로운 노사정 협의체다. 노사정 합의를 바탕으로 고용노동정책을 포함해 경제사회 전반에 대한 합의사항을 대통령과 정부에 전달하는 대통령 직속기구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 6월 국회에서 경사노위법이 통과되면서 출범요건을 갖췄지만, 민노총이 불참하면서 출범이 미뤄져왔다. 결국 민노총을 뺀 채 이달 22일 ‘반쪽’ 출범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탄력근로제 합의 시한인 20일까지 제대로 된 논의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등 노동법 개악저지와 ILO핵심협약 비준 및 8대입법과제 요구 기자회견’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등 노동법 개악저지와 ILO핵심협약 비준 및 8대입법과제 요구 기자회견’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 정부여당, 노동계에 잇단 ‘경고’ 메시지… 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방안은 지난 5일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사항이다. 정의당을 제외한 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이 합의를 이뤄 입법까지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탄력근로제는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로시간제를 보완하기 위한 제도다. 주 52시간 근로 단위기간을 ‘한 주’가 아닌 분기, 반기 혹은 1년 단위로 하자는 것이다. 현행 3개월은 너무 짧기 때문에 성수기가 있는 계절산업이나 제조업의 R&D(연구개발)시기 집중근로 등에 적용하기 어려워 독일, 일본 등처럼 6개월~1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게 경영계의 요구다. 경영계와 한국당은 단위기간을 1년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민주당이 6개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정부와 여야가 합심해 본격적으로 탄력근로제 확대를 추진하면서 노동계의 반발도 거세졌다. 당장 11월 총파업을 앞두고 있는 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소득주도성장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과 노동공약이 표류하다 못해 실종되고 있다”며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개악을 저지하는 것과 함께 11월 국회에서 8대 입법과제 처리를 정부와 국회에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김주영 한노총 위원장과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은 9일 면담을 갖고 탄력근로제 확대 방침에 대한 공동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동계의 거센 반발에도 정부와 여당이 기업의 요구에 무게를 싣는 것은 최근 악화하고 있는 고용상황과도 맞닿아 있다. 고용 지표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고 국내외 여건 상 경제상황이 쉽게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민간·기업 주도의 경제정책으로 기울고 있다.

노동계를 향한 최근 발언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나와 “민주노총과 전교조는 더 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대우차 사태를 주도했던 노동운동가 출신 홍 원내대표도 민노총을 향해 “사회적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서 개악이라 반대만 하는 것은 책임 있는 경제주체의 모습이 아니다”며 “무조건 반대만 하지 말고 대화에 참여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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