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을 기념하는 대형 예술작품이 청와대 사랑재 앞에 설치돼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을 기념하는 대형 예술작품이 청와대 사랑재 앞에 설치돼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답방이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9일까지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 여부에 대해 답변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여전히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준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연내 방문은 쉽지 않다는 쪽으로 무게추가 옮겨가고 있다.

9일 취재진관 만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언제가 될지 모르기 때문에 준비했던 차원이지 시점이 정해져서 거기에 맞춰 준비했던 게 아니다”며 “북측에는 충분한 메시지가 이미 가 있는 상황이고, 답방을 한다고 하면 (북측에서) 여러 가지 고려할 점이 많기 때문에, 우리들은 그 부분에 대해 북측의 판단과 결정을 기다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정부는 서울 정상회담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준비해왔다”면서도 “현재로서는 확정된 사실이 없으며, 서울 방문은 여러 가지 상황이 고려되야 하는 만큼 우리로서는 서두르거나 재촉할 의사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발표했다. 다만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두 정상의 이행 의지를 분명하며 구체적인 일정과 절차는 계속 논의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당초 김 위원장 서울답방 결정의 마지노선을 9일로 예상했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기일 등 12월 일정이 많은 북한 상황을 고려하면, 답방시기는 12~14일과 18~20일이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최소 준비기간을 감안해 늦어도 9일 경에는 발표가 날 것이라고 봤다. 김 위원장이 답방을 한다면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호텔들이 해당 기간에 예약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도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이미 물밑에서는 합의가 된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적지 않았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지난주까지 분위기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9일까지 북측으로부터 확답이 나오지 않으면서 연내 답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연내 답방 가능성이 희박하다’ ‘내년으로 일정을 논의한다’는 해석에도 청와대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언론에서도 담담하고 냉정하게 기다리는 게 맞다”고만 했다.

물론 김 위원장의 경호문제를 감안해 답방 시기에 임박해 발표가 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3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및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 사실은 하루가 지난 다음 날에서야 언론에 공개됐다. 무엇보다 북한 지도자의 서울 방문은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남북당국 모두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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