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은 농협생명 대표이사 내정자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이사 내정자./농협생명 제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농협생명 대표이사가 교체된다. 농협금융지주의 홍재은 상무가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수익성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농협생명에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농협금융지주는 17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농협은행·농협손해보험·농협생명·농협캐피탈 등 자회사 4곳의 대표이사 추천을 완료했다. 자회사 4곳의 대표이사 희비는 엇갈렸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오병관 농협손해보험 대표는 연임에 성공했지만 서기봉 농협생명 대표와 고태순 농협캐피탈 대표이사는 임기 만료와 함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농협생명 수장 교체는 업계에서 일찍이 예견됐던 바 있다. 서기봉 대표가 한번 유임한 전력이 있는데다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어서 교체 가능성을 높게 봤다.

신임 대표이사에는 농협금융지주의 홍재은 상무가 내정됐다. 재무통 출신인 홍재은 내정자는 1986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농협은행 PE단 단장, 농협은행 자금부 부장을 거쳐 지난해 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 부문장을 역임한 인사다. 농협금융 내에선 ‘전략기획 전문가’이자 ‘재무통’으로 통한다. 

농협금융 측은 “금융시장 부문에서 10여년간 전문 경력과 시장 통찰력을 갖고 있어 농협생명의 자산 건전성을 확보하고 경영체질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홍 내정자의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보험업계의 최대 화두는 건전성 강화다. 농협금융은 ‘재무통’으로서 그의 역량에 기대를 보내고 있다. 농협생명의 RBC비율은 3분기 기준 206.7%로 전년 말보다 11.2%포인트 낮아졌다.

농협생명이 마주한 숙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악화된 수익성 지표를 회복시켜야 하는 과제도 품고 있다. 농협생명은 회계기준 변경에 대비해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면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72%가 감소했다. 

이에 신임 수장의 어깨는 가볍지 않다. 특히 보험업 경력이 없는 인사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은 만큼, 홍 내정자의 부담이 클 전망이다. 홍 내정자는 농협은행과 농협금융을 오가며 폭넓을 경험을 쌓았지만 보험사 일선 현장에서 경험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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