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생명의 보험금 지급능력과 후순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농협생명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농협생명의 보험금 지급능력과 후순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지난 5일 정기평가를 통해 농협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등급을 A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 단계 낮췄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나신평은 후순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나신평은 신용등급 강등 배경에 대해 “저조한 수익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자본적정성이 하락하는 등 전반적인 재무안정성이 저하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전했다. 

농협생명은 최근 몇 년간 실적 악화를 겪어오던 곳이다. 2018년에는 별도기준 1,27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 조금씩 이익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지만 나신평은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한 수익성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강욱 나신평 금융평가본부 금융평가2실장은 “농협생명은 광범위한 농축협조합 판매망을 바탕으로 수입보험료 기준 7% 대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등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유지하고 있지만 2017년 이후 보험영업부문의 현금흐름 감소와 투자실적 저하로 저조한 수익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실장은 “2018년 이후 외화유가증권 관련 환헤지비용과 국내외 증시 부진에 따른 유가증권 운용손실이 확대되는 등 보험영업 부문과 투자영업 부문 모두 실적이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농축협조합에 대한 수수료와 농협중앙회에 대한 농업지원사업비부담 지속되고 있는 점도 수익성 저하의 배경으로 거론됐다. 

이 실장은 당분간 수익성 개선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실장은 “국내 경기 둔화로 인한 신규 보험가입 수요 감소 및 지급보험금 증가 등으로 인해 보험영업 부문의 현금흐름이 단기간 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또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자산운용부문의 수익성 개선 역시 쉽지 않은 상황임에 따라, 당분간 저조한 수익성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외에 자본적정성 저하도 신용등급 강등 배경으로 거론됐다. 이 실장은 “보험사 자본규제가 강화되고 이익창출력이 낮아지면서 자본적정성이 저하됐다”며 “신용위험액 위험계수 산출기준 강화, 보험부채 만기 현실화 등 보험사 자본규제강화와 더불어 수익성이 저하됨에 따라 RBC 비율이 200% 이하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나신평은 향후 농협생명의 수익성 추이, 수입보험료 기준 시장점유율 변동, RBC비율 추이, IFRS 17 도입에 따른 자본 적정성 변화, 계열의 비경상적 지원 가능성 약화 여부 등을 집중 모니터링해 향후 신용등급 변동에 반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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